정말 걱정이다.국제 유가가 끝내 100달러를 넘어섰다.지난 19일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4.7%나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1센트로 거래를 마쳤다.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장중 가격마저 종전 최고치를 경신,유가 100달러 시대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국내 도입 원유의 가격기준인 중동산 두바이유도 사상 최고치 수준의 강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무엇보다도 유가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걱정스럽다.미국 경제 침체 등 세계 경기 둔화 전망에도 불구,원유시장에서 악재가 나올 때마다 유가가 폭등(暴騰)하는 등 분위기가 불안정한 탓이다.이달 초 88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요인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나이지리아의 치안 악화 등 공급 감소 우려 때문이다.지난 1월 초 장중 100달러를 돌파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물론 2분기가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인 만큼 원유 강세 현상이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유 수요 증가,달러 약세가 이어진다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만약 유가가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그렇지않아도 선진국 경기 위축(萎縮)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가 자칫 경기 침체속에 물가 앙등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비용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일자리 만들기도 지지부진해질 위험성이 높다.

비록 유가 상승이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변수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대처한다면 물가 폭등,대규모 국제수지 적자,성장률 정체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이럴 때일수록 정책당국은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경기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물가 관리와 서민생활 안정에 더욱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아울러 유가 100달러시대를 맞아 유류에 대한 과도한 세금 비중을 조정하고 에너지절약 시책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유류 유통구조 투명화,대체에너지 개발 가속화,해외 유전 확보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