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에는 성적 자극을 느끼는 과정이나 성감대의 분포 면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전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남성들은 시각적인 자극에 약하고 여성은 청각적 자극에 약하다.즉 남성은 여성의 미모나 나체에 성 충동을 일으키지만 여성들은 달콤한 대화에 마음이 이끌려진다.성욕을 관장하는 중추가 남성은 좌뇌,여성은 우뇌에 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성교를 통해 성의 욕구를 충족한다.반면 여성은 성교에 앞서 정신적 교감이 선행돼야 한다.그 다음 육체와의 접촉에 서서히 쾌감을 느끼다가 성교에 대한 욕구를 분출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이 때문에 성욕을 해소하는 행태는 남성에서 급진적이며 공격적 능동적으로 표출되는 반면 여성은 점진적이고 정서적 수동적으로 비쳐진다.성교라는 동일한 행위를 남성은 '목적'으로,여성은 '수단'으로 삼는 생물학적 차이가 나는 것이다.따라서 성교 전 또는 성교 도중에 남성의 따뜻한 말 한마디나 충분한 전희가 여성의 오르가슴을 유도하거나 성욕구장애를 치료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전에 충분한 성적 흥분이나 자극 없이 삽입만 하면 오히려 여성의 성불감증이 악화되기 십상이다.

성감대의 수적 차이도 있다.남성은 기본적으로 성기만이 성감대다.그러나 여성은 성기뿐 아니라 유방,그리고 개발하기에 따라 전신이 성감대다.절정감을 느끼는 시간도 남자는 불과 1.7초만 느끼면 사라지며 성교를 거듭할수록,나이가 들수록 쾌감의 정도가 줄어들긴 해도 늘지는 않는다.반면 여성은 절정감을 20∼30초간 느끼며 성교를 반복함에 따라 대략 3단계에 거쳐 절정감이 강화된다.

남성은 생리적 특성상 사정을 하고 나면 성욕이 사그라지며 금세 재발기돼 다시 성교에 나서는 사람이 0.01%도 안 되는 반면 여성은 여러번 절정에 도달할 수 있다.성에 일찍 눈을 떠 '영악하게 즐길 줄'아는 여성일수록 이런 성향이 강한데 대략 전체 여성의 20∼30%가 이런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섹스의 쾌락을 느끼는 것은 결국 성기가 아니라 뇌다.인간은 시상하부에 존재하며 성을 담당하는 신경과 지성ㆍ창조성을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의 전두엽을 통해 쾌감을 느낀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시상하부나 변연계가 있어 성적 쾌감을 느낀다.그러나 인간은 대뇌 신피질을 통해 지적 창조에 의한 쾌감을 느끼는 능력이 더 있다.

시상하부에서 느끼는 쾌감은 성교할 때 상대가 누구이든 느낄 수 있는 쾌감이지만 대뇌에서 느끼는 쾌감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성교하거나 성교를 하지 않고 같이 있기만 해도 마음이 충촉되는 쾌감으로 비유될 수 있다.

육체적 감각에 의한 성적 엑스터시(황홀경)는 찰나적이다.그러나 대뇌 신피질을 자극해 얻는 쾌락은 정신으로 느끼는 수준 높고 상한선이 없는 쾌락이다.성의 쾌락에 빠진 남자일수록 동물적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고 뇌의 뉴런 간에 네트워크가 떨어져 높은 정신활동을 하기 어렵다.여자라고 예외가 아니다.성에 계속 의식을 집중시키면 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뇌의 발육이 억제돼 뇌기능이 저하되는 만큼 성에너지가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수준에서 절제된 성생활을 즐기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