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한달만에 1700선을 탈환한 코스피는 20일 오전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1700선을 다시 위협받기도 했다.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주춤하면서 코스피는 다시 낙폭을 만회하는 등 프로그램 장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 공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지만 기관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수급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들어 코스피가 1700선에 근접하자 기관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프로그램 매매를 감안한 기관 매수세가 저점 대비 150P상승한 지수 1700선에 근접하면서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은 1700선 위에서 매수를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19일 매수차익거래 약 2400억원을 제외할 경우 투신권은 실질적으로 소폭 매도로 돌아섰고 연기금 매수 규모도 줄어드는 등 반등 이후 장세에 대한 경계감이 그만큼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이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주춤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악재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 신용보증업체의 신용등급에 관한 처리방안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해당 문제가 미국에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지켜보고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며 "신용보증업체에 대한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결말이 날 때까지는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에 대한 기대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가지라는 분석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기관이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도움이 없다면 중소형주가 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 대한 상대강도 추이를 볼 때 중소형주의 수익률 게임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 아직 남아있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진이 지수의 상방향 움직임은 제한하겠지만 PER복원이 진행중인 산업재, 소재 섹터와 상대강도가 회복되고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면 오히려 훼손된 상승추세대에 근접하고 있는 코스피보다는 반등 여유가 있는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이윤학 연구원도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관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수급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추세적 변화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