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은 지난해 5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13일 밝혔지만 이날 주가는 되레 6.14% 상승 마감했다.

이후로도 상승세를 지속해 20일 오전까지 5거래일동안 8% 가량 오른 상태다.

적자 전환의 주된 요인은 반도체 부문. 회사 측은 반도체 부문 적자가 전년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00억원에 달하는 큰 액수인 것으로 추산된다.

농업 분야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반도체 분야 손실을 열심히 메웠는데도 5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그런데도 동부하이텍의 주가를 살려준 구세주는 곡물값 상승이었다. 비료가격이 함께 급등하면서 대표적인 수혜주 중 하나로 동부하이텍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20일 보고서에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한정된 경지 면적에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료나 종자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커진다”며 “비료업체 등에 긍정적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국내 대표적인 비료업체 동부한농과 반도체 업체 동부일렉트로닉스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비료 부문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18% 가량을 차지한다.

반도체는 동부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면서 고민거리였다. 2002년 이후 동부일렉트로닉스는 합병 전까지 매년 500억원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만성적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동부한농과의 합병 발표가 나오자 일각에서 위기에 처한 ‘반도체 구하기’라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반도체 부문에서도 2~3년 내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비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몇 년 후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