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신세계의 명품관 매출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명품을 팔아치운 곳,샤넬 에르메스 등 '톱 10' 명품 브랜드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곳. 국내 백화점업계에 '명품쇼핑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의 기세가 무섭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지난해 약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명동의 롯데 에비뉴엘과 신세계 명품관 매출을 합친 금액을 웃돌았을 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별 '전국 1등 매장'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60~70%가 갤러리아 명품관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1990년 이래 줄곧 명품 1등

국내에서 명품관을 표방한 백화점은 1990년 9월에 문을 연 갤러리아 압구정점을 비롯해 롯데 에비뉴엘,신세계 본관 등 세 곳. 명품 전용관은 아니지만 입점해 있는 명품 브랜드의 수가 40개를 넘는 곳까지 포함하면 현대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신세계 강남점을 추가할 수 있다.

이들 점포 가운데 명품 매출이 2000억원을 넘는 곳은 갤러리아 명품관이 유일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롯데쇼핑과 신세계 측에 따르면 에비뉴엘과 신세계 명품관의 월 평균 매출은 각각 100억원,90억원 수준이다. 에비뉴엘의 경우 인접해 있는 소공동 백화점 본점 내 명품 매출(400억원)을 합해도 1600억원이며,신세계 역시 충무로 백화점 본점(132억원)을 포함해 1212억원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 명품관,현대 압구정 본점,신세계 강남점이 명품 매출 1, 2, 3위"라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별 '전국 1등 매장'이 어느 백화점에 있는지를 살펴봐도 갤러리아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톱 10' 브랜드 가운데 샤넬,에르메스,까르띠에,티파니,크리스찬디올,펜디 등 6개 브랜드가 갤러리아 압구정점 매장에서 매출을 가장 많이 올렸다. 루이비통,구찌,페라가모는 2006년 문을 연 롯데 에비뉴엘에서,프라다는 현대백화점 부산점에서에각각 '1등 매장'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의 힘…갤러리아에서 통해야 성공한다


갤러리아 명품관이 개점 이래 줄곧 명품 매출 1등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갤러리아 효과'를 꼽는다. 압구정,청담,신사동 등 트렌드에 민감한 쇼핑객들이 밀집해 있는 상권 덕에 각 브랜드마다 갤러리아 명품관을 테스트 매장으로 삼고 있다는 것.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이 그랬듯이 신규 명품이 국내에 들어올 때면 으레 갤러리아 명품관,현대 압구정 본점,신세계 강남점 순으로 1,2,3호점을 내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갤러리아 명품관은 수입명품으로 분류되는 120여개 브랜드 가운데 105개를 보유,단일 점포 기준으로 최다 브랜드를 갖고 있다. 신세계 명품관과 에비뉴엘은 각각 62개,54개에 불과하다. 현대 압구정 본점과 신세계 강남점은 각각 70개,57개 수준이다.

늘 새로운 시도로 업계를 이끌어 온 것도 갤러리아의 강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1997년 선보인 'G-street 494'는 요즘 백화점들이 앞다퉈 내세우는 편집숍의 효시다. 2002년부터 모든 쇼핑객에게 발레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2003년 VIP 전용 쇼핑 공간인 '퍼스널 쇼퍼 룸'을 설치하는 등 서비스 면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