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은 21일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정보통신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비해 완화된 조건부 승인을 했다며 SK텔 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은 위너(Winner)가 되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전날 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조건부로 인가하기로 결정했다. 정통부는 SK텔레콤의 하나로 텔레콤 인수는 수직결합(무선인터넷에서 하나로텔레콤만 차별적 우대)과 혼합결합(이동전화의 지배력이 유선 지배력으로 확장)으로 인한 지배력의 확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으며 이에 따라 총 6개의 인가 조건을 부과했다.

정통부는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서비스가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봤고 이에 따라 이동전화서비스의 지배력이 유선시장에 전이되지 않도록 각종 규제 장치를 마련했다. 다만 정통부가 제시한 규제 안은 유선 시장으로의 지배력 전이를 차단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에 따라 결합서비스 및 재판매 제공시 차별 금지 조항 정도가 제시됐다. 공정위가 지적한 지배력의 원천에 대해서는 이번 인가 조건에서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이동전화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규제안(M/S제한 이나 주파수 규제 등)은 전무했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정통부가 내놓은 결합서비스 및 재판매 규제안은 앞으로 국회에서 통과될 재판매 법에 담길 '동등접 근의 원칙'과 유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번 인가 조건이 추가적인 족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사업에 대 한 규제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있어 실질적인 부담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주파수 문제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정통부는 본건 인가와는 별도로 상반기 중 로밍 의무 사업자 지정, 대상 지역 제 한 허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보통신부령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해 공정위에서도 충분히 수용하고 지켜볼 것임을 밝 혔다.

그는 "이는 결과적으로 정통부와 공정위의 월권 논란 속에서 찾아낸 나름대로의 절묘한 절충안인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상반기내 로밍과 관련한 정통부의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로밍 권고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시정 조치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만약 상반기내 의미 있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이와 관련한 혼란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별다른 상처 없이 마무리 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통해 향후 양사간 시너지 효과에 대해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며 "그룹간 경쟁 구도에서 전략적으로 상당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인가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 조정이 있었던 바 이제는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 좀 더 부각될 수 있 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 29만원을 유지했다.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 후광 효과, 수급(주총 이후 외국인 지분율 하락), 성장성 등이 조명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SK텔링크 합병 등 플러스 알파 요인이 주가의 드라이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 1만4000원을 유지했다.

당초 로밍의 최대 수혜를 예상했던 LG텔레콤은 그 시점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실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반기 내 로밍 결정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 가질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 1만2000원을 유지했다.

KT그룹은 이번 M&A 승인으로 긍정과 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얻게 될 것이라며 부정적 요인은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으로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전체적인 현금창출원이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긍정적 요인은 예상보다 매우 완화된 하나로텔레콤 M&A 인가 조건 등을 보면서 합병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고 이에 따라 주가는 상대적으로 강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만 펀더멘틀(특히 유선전화 등)은 분명히 리스크 요인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틀이 안전하다는 확신이 필요하고 영업가치에 대한 정밀한 밸류에이션이 필요하다며 보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8000원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