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이머징 마켓에서 빠져나갔던 글로벌 유동성이 복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이진우 연구원은 21일 "지난 연말 이후 위축됐던 글로벌 유동성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최근 들어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야기된 엔화 절상에 베팅하던 투기적 포지션도 주춤대고 있다고 설명.

유동성 증가세가 이전만은 못한 상황이나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완화되면서 위축 흐름은 일단락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다만 관건은 글로벌 유동성이 어떤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느냐라면서, 이머징 시장의 입장에서는 선진국으로의 회귀 가능성과 이머징도 선진국도 아닌 제3의 자산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 상대적 안전자산인 선진국으로 유동성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은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약세 기조로 인해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선진국으로 회귀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

반면 안전자산인 금과 곡물 등 상품시장에는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유가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곡물시장에 매기가 몰리면서 곡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상품시장의 강세가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상품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머징 경제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대심리를 반영하듯 최근 이머징 시장에 대한 글로벌 유동성의 전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소개.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상품시장과 연관성이 높은 아세안 시장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매수 우위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이나 대만과 같은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들이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대거 빠져나갔던 유동성이 복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장세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이머징 시장의 성장 스토리는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