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과 디커플링 현상을 보일 것입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글로벌 기관투자 책임자(Global Head of Institutional Investments)인 마이클 고든(Michael Gordon)은 21일 서울시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금융시장은 건전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든씨는 "미국 시장은 경기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세계경제 주도권은 점차 분산되고 있으며, 아시아는 더 이상 미국의 심리를 즉각적으로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시장은 심리적으로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투자자들의 심리가 진정되고 나면,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살펴보고 매수에 나서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세계증시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며, 아시아 증시의 회복세는 늦어도 올해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고든은 "실제 피델리티를 비롯한 대부분의 펀드들이 아시아 비중을 줄이고 있지 않다"면서 "매도하고 있는 펀드들은 헤지펀드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3년간 중국이나 인도가 보여준 급격한 성장세만큼 회복되기에는 무리일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 금융시장은 번성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시아가 적자 상태가 아니고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1990년대의 시장경험과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는 1990년대에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경제적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에는 외환보유고와 저축액이 대폭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은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세계 경제상황에서 호재이며 미국, 유럽 등 서구경제에서는 아시아 경제를 받치고 있는 이런 요소들을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든은 "한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은 현명한 처사"라며 "미국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금리를 낮추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외국인들의 주가 매수의 기준은 채권수익률을 상회하는 '배당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