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권사들이 추천한 올해의 최고 기대주는 단연 LG필립스LCD였다.

한 언론사가 국내 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7개사가 올해 톱픽 종목으로 LPL을 꼽을 정도였지만, 실제 주가는 톱픽이란 이름을 무색케 할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17.7%나 하락한 것.

하지만 21일 LPL 주가는 오랜만에 3.45% 상승 마감하며 반전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LPL의 주가를 누르고 있던 패널가격 하락이 끝을 향해 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상승 촉매제는 대만 LCD 업체 AUO가 다음달부터 패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 소식이었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공통된 의견은 4월께 패널값 반등을 예상했는데 AUO가 3월에 가격을 인상한다면 생각보다 이른 것”이라며 “LPL의 주가는 바닥을 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 공급과잉 우려, 계절적 비수기라는 세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그동안 LPL 주가가 떨어졌다”며 “대만의 패널가격 인상 소식을 계기로 상승 추세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우려도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LPL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10만원의 적정가를 제시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예년에 비해 패널가격 하락률이 완만하고 공급과잉 우려는 지나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년도 비수기에 패널값이 3~6% 하락을 보인데 반해 이번에는 1~2%대에 그친다”며 “또 올해 LCD 패널시장 대비 케펙스(CAPEX) 비율이 15.9%로 추정되는데 이는 1999년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희 애널리스트 역시 “모니터 패널과 달리 TV 패널은 계속 가격이 좋은데도 우려가 과도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특히 올해는 올림픽이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어 주가 전망은 분명히 밝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투자자들은 증권포털사이트를 통해 “추천은 무지 하고 실적도 좋다는데 이게 뭐냐”는 등 LPL에 대한 푸념을 쏟아냈다.

실제로 지난 14일 장 마감 후 LPL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3220억원, 영업이익 8690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다음날인 15일 3% 가량 반짝 상승했을뿐 이후 5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다.

오죽하면 권영수 LPL 사장이 기업설명회에서 “실적에 비해 주가가 왜 안 오르는지 궁금하다. 좋은 의견 주시면 참고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LPL이 톱픽으로의 위상을 과시할 때가 됐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