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는 200개가량의 골프장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골프장이 크리스털 베이CC다.

수도 방콕과 해변 휴양지 파타야 중간의 촌부리에 위치한 이 골프장은 45홀이나 된다.

9홀 3코스인 기존 크리스털 베이CC와 바로 옆의 18홀 마운틴 섀도CC를 합친 것.규모만 큰 게 아니다.

태국골프연맹(TGA)이 2003년 최고의 골프장으로 선정할 정도의 명문 클럽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크리스털 베이CC의 기존 A코스(레이크뷰)는 해저드 및 벙커와 싸우는 묘미가 남다르다.비교적 어려운데 특히 9번 홀이 난코스로 꼽힌다.그린 앞에 넓게 펼쳐진 호수가 복병이다.파5인 6번과 14번 홀은 페어웨이 양쪽에 아주 큰 벙커와 해저드가 있어 샷을 위축시킨다.

B코스(가든뷰)의 환경도 A코스와 유사하다.파5 3번 홀이 까다로운 편이다.230야드 지점에 있는 해저드를 넘겨야 페어웨이에 안착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단타자들에게 불리하다.힘을 충분히 빼고 스위트 스폿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티샷을 해야 한다.

C코스(마운틴뷰) 7번 홀은 핸디캡 2의 파4 직선홀.티샷이 해저드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세컨샷 또한 해저드를 넘겨 그린에 올려야 하는 난코스다.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벙커에서의 서드샷에서 무너지는 이들도 많다.

크리스털 베이CC의 기존 세 코스 모두 페어웨이 안착률에 따라 그날의 성적이 갈린다고 보면 된다.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시야를 가로막는 키 큰 야자수가 세컨샷을 방해한다.OB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OB말뚝이 박혀 있기는 하지만 일부러 보내지 않는 한 OB가 나지 않는다.그린은 굴곡이 없는 대신 아주 빠른 편이어서 초반 힘 조절에 실패하는 이들도 많다.

마운틴 섀도 코스는 18홀(파72,6722야드) 규모.우리나라 제주도의 나인브리지CC를 설계한 로널드 프림이 디자인했다.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아 갑갑하다는 평.굴곡도 심해 스탠스 잡기도 어렵다.나무가 시야를 가리는 홀이 많고 벙커 또한 탈출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깊어 싱글들도 어려워 한다.티샷이 떨어질 만한 페어웨이 지점에는 여지없이 굵은 나무들이 버티고 있다.세컨샷 낙하지점에 도사리고 있는 항아리 벙커도 스윙의 방향을 잡고 세기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그린 또한 얼음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빠르다.살짝 갖다 대도 5m나 굴러간다.내리막 퍼트에 실패할 경우 최소한 3퍼트를 각오해야 하는 것.오르막 라인에 떨구고 홀에 최대한 가깝게 붙이는 게 관건이다.

골프장에는 24층의 특급호텔 3동과 수영장,조명시설을 갖춘 300m 길이의 천연 잔디 드라이빙 레인지,스포츠 클럽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인근에 방센해변이 있어 라운드 뒤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1시간이면 방콕이나 파타야로 갈 수 있어 가족여행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