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국제상품가격 상승,경기둔화 등으로 재테크 환경이 악화되면서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었다.이럴 때 슈퍼 리치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어디를 꼽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은 일반인들의 시각과 달리 미국의 자산시장에서 의외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미 주가수익 비율(PER)과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등으로 볼 때 미국의 평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개도국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워런 버핏 등은 정크 본드나 가격이 많이 떨어진 부동산과 금융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대체에너지 분야도 비교적 큰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세계적인 현안으로 표면화됨에 따라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수급여건을 감안할 때 유가의 고공행진이 쉽게 누그러지기 어려운 것도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미 규모면에서 헤지펀드를 추월한 국부펀드가 투자하는 곳도 돈이 될 수 있는 시장으로 꼽고 있다. 국부펀드는 갈수록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나 올 들어서는 국부펀드의 양대 축인 중동 산유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기간산업에 투자를 늘리는 양상이 뚜렷하다.

정보기술(IT)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것도 슈퍼 리치들 간에 어느 정도 의견을 같아하는 분야다. 갈수록 선거가 정보기술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올 한 해 선거가 유난히 많이 예정돼 있는 데다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한 국제행사도 많이 잡혀 있어서다.

그린 백(달러화)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오랜만에 돈을 벌 수 있는 투자처로 꼽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등으로 당분간 달러 약세가 지속되겠지만,미국의 무역적자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부터는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슈퍼 리치들의 시각이다.

슈퍼 리치들의 시각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지만 재테크 자금 흐름과 환경에 있어서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최근처럼 불확실성 시대에는 이들이 생각하는 돈 벌 수 있는 곳은 일반인들에게는 좋은 안내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상춘 객원 논설위원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