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가 메독이라면 이탈리아는 토스카나다.

이곳의 '키안티'라는 와인 생산지는 외국인들이 이탈리아 와인 하면 가장 먼저 꼽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포도 품종은 '산지오베제'라는 고유 품종을 주로 사용하며,좋은 키안티 와인은 체리,나무딸기,자두향이 난다.

토스카나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는 바론 리카솔리(Barone Ricasoli)다.

이곳의 와인 역사는 1141년 플로렌스 공화국으로부터 리카솔리가 브롤리오 땅의 성주로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900년에 가까운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리카솔리의 와인들은 1696년 암스테르담에 첫 수출된 후 세계로 뻗어나갔다.

유럽의 귀족과 부호들은 늘 리카솔리 와인을 최고로 여기고 있다.

2002년엔 이탈리아의 최고 와인 가이드인 '감베로 로소(Gambero Rosso)'로부터 '올해 최고의 와이너리(Best winery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표 와인은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Castello di Brolio)'다.

키안티 지방에선 숙성을 좀 더 오래 한 품질이 좋은 와인에 '리제르바(Riserva)'란 표기를 붙이는데 '브롤리오'는 예외다.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빈티지의 가격은 10만원 안팎이다.

2003년 영국의 와인 잡지인 '디캔터(Decanter)'가 보도한 것에 따르면 바론 리카솔리를 비롯 6개의 키안티 와이너리가 '슈퍼 키안티'란 자체 표시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로카 귀치아르다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Rocca Giucciarda Chianti Classico Riserva 2001)'도 리카솔리를 대표하는 와인이다.

2005년에 디캔터로부터 별 4개와 '강력 추천'을 받았다.

리카솔리 가문의 중흥을 이끈 인물은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의 부수상을 지낸 바론 베티도 리카솔리다.

현 와이너리 소유주이자 32대인 프란체스코 리카솔리씨의 고조부로 산지오베제를 기본으로 한 키안티 와인의 체계를 확립해 근대 키안티 와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숙성 기간이 길고,산도가 높아 이해하기 힘들다는 산지오베제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카나이올로 등 다른 품종과 섞어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한 것.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