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에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술'이 아닌 '통치술'이다. 국민을 결집시키는 능력과 단호한 결단력이 국익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통치의 기술'(카네스 로드 지음,이수경 옮김,21세기북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토대로 미국의 정치 리더십을 분석한 책이지만 '실용정부'의 현실적 과제를 풀어가는 데도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미 해군대학 전략분야 교수.레이건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 국제통신ㆍ정보정책 담당관,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정치학자다.

그는 이 책에서 '리더십의 발휘는 비전을 명확하게 수립하는 것이지만,통치술은 그 비전을 실제로 실현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며 '효과적인 통치술을 발휘하려면 정치가는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엘리트층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치적으로 존립할 수 있는 군주만이 그들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통치자는 민중의 의사를 살펴 그들의 뜻에 맞춰주면서 국가 운영에 적합한 엘리트를 등용하되 통치자의 힘을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적은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실제로 일본의 리더십 부재는 동질적이며 결집력이 강한 엘리트층의 지배적 위협요소 때문이라고 그는 진단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클라우제비츠,존 로크,알렉시스 드 토크빌,알렉산더 해밀턴 등 고대 지성들의 정치철학과 이를 근거로 한 국가 운영 지침도 유용하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의 리더십과 통치술,국가와 정부 형태,행정부와 의회의 균형,통치술의 도구와 그 활용 등 정치 리더십에 관한 충고까지 담겨있다.

이는 대통령이나 정치 지도자뿐만 아니라 기업 CEO와 조직 관리자들에게도 필수적인 요소다.

학자로서의 식견과 대통령 바로 곁에서 주요 정책을 조언했던 저자의 경험이 돋보이는 책.뛰어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훌륭한 리더를 뽑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하다.

335쪽,1만8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