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같은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에 보내는 러브콜이 낯뜨거울 만큼 화끈하다.

22일 한화증권은 PVC 가격이 ‘일순간 폭등할 것’이라며 한화석화를 적극 매수 추천했다. 목표가는 21일 종가 1만7400원의 2배 가량인 3만3000원을 제시했다.

이같은 목표치는 이날 한화석화 보고서를 내놓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대우증권과 유진증권은 각각 2만3000원, 현대증권 2만2000원, 우리투자증권 2만5000원을 제시했으며, 굿모닝신한증권은 1만8000원을 적정주가로 분석한 것이다.

한화증권과 타 증권사의 목표주가 사이에 8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까지 차이가 나는 셈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분석 내용에 있어서도 한화증권은 PVC 가격 인상이라는 측면만을 강조할 뿐 고유가로 인한 부담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최근 석탄값 급등이 중국 전석법(석탄 기반 공법) PVC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PVC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화석화에 이익이 기대된다는 것은 비단 한화증권 뿐만 아니라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이와 함께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석유화학 기초 원료) 가격 상승 부담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 납사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감산 등을 고민하는 한계치로 보는 톤당 900달러에 육박한 상태다. 이같은 원료비 부담으로 한화석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이 있다”며 “PVC의 경우 중국의 물량 감소로 경기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되지만, 한화석화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폴리에틸렌(PE)의 경우 하반기 이후 중동과 중국에서 대규모 신증설 설비가동이 예정돼 있어 향후 수익전망을 공격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대우증권도 PVC 시황 호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폴리에틸렌 쪽은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우리투자증권도 “유가 안정 전까지는 비교적 높은 주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석화는 상대적으로 높은 PVC 비중(매출의 20%, 가성소다 등 계열제품 포함시 30% 가량) 때문에 가격 상승 수혜가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원가 부담과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 시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PVC 시황 전망이 한화석화에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고유가라는 기본적인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며 “3만3000원의 목표가는 자회사 가치 등을 굉장히 낙관적으로 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