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헤지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금과 백금 등 귀금속 값이 연일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11.40달러 오른 온스당 949.20달러를 기록,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온스당 958.40달러까지 치솟아 전날 시간외 거래의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949.20달러를 넘어섰다.

금값은 올 들어서만 12번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연초 대비 13% 급등했다.

4월물 백금 가격도 사상 최고가인 2194.80달러까지 급등하다 전일 대비 49.40달러 오른 온스당 2188.20달러에 마감됐다.

백금 값은 올 들어 42% 치솟았다.

은 가격도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센트 오른 온스당 18.015달러에 마감됐다.

팔라듐은 6.2% 급등한 온스당 524달러에 거래를 마쳐 하루 상승폭이 2006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귀금속가격 상승이 구리 납 설탕 콩기름 등 다양한 원자재 분야로 확산됨에 따라 26가지 원자재값을 종합한 UBS블룸버그지수는 올 들어 14% 급등했다.

MF글로벌의 에드워드 마이어 분석가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인플레 헤지수단인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은 0.4%를 기록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15개국의 올해 평균 CPI 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2.6%로 높였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으로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대체투자재로서 금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수급 불안도 일부 금속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금의 12%,백금의 69%를 공급하는 남아프리카의 정전 사고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불리온데스크의 제임스 무어 분석가는 "최근 백금 급등세는 매입 세력이 강해지면서 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생산 차질이 계속될 경우 백금값은 올해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틀 연속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며 최고치를 경신했던 국제유가는 21일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와 제조업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6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1.47달러(1.5%) 떨어진 배럴당 98.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