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총 20조400억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10분의 1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초.중.고교생의 77%가 사교육을 받고 있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22만2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물가 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채 초등학생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키는 데 들이는 사교육비를 계산하면 평균 4370만원이 나온다.

유치원까지 포함하면 약 5000만원으로 자녀 2명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데 총 1억원이 드는 셈이다.

통계청과 교육인적자원부는 22일 전국 초.중.고교 272개의 학부모 총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2007년 사교육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부정기적인 정책연구 형식으로 각 연구기관 등을 통해 발표된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종종 있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직접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급 학교일수록 사교육비 늘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총 20조4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초등학교는 10조2000억원,중학교 5조6000억원,고등학교 4조2000억원 등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가장 많았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모두 포함하면 22만2000원,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 대상으로 하면 28만8000원이었다.

전체 초.중.고교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7.0%,참여 시간은 주당 7.8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을 받는 비율은 초등학교 88.8%,중학교 74.6%,고등학교 55%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지지만 1인당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각각 월평균 25만6000원,31만4000원,35만9000원으로 점점 늘어났다.

과목별 사교육 참여율은 수학 58.6%,영어 55.6%,국어 39.3% 순으로 높았으며 사교육 유형별로는 학원 수강 47.2%,학습지 25.2%,그룹 과외 11.8%,개인 과외 9.6%,유료 인터넷 통신강좌 3.2%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소득별 격차 커

사교육비 수준은 지역별,부모의 학력 및 소득 수준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28만4000원으로 읍·면지역 12만1000원의 2.3배나 됐다.

또 부모의 학력 수준이 중졸일 경우 사교육 참여율은 50%대,대졸 이상일 경우 90%에 가까워 부모가 고학력일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 결정은 초.중학교의 경우 어머니가,고등학교는 학생 본인이 결정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 수준별로는 최고층(700만원 이상)과 최저층(100만원 미만)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이 각각 46만8000원과 5만3000원으로 8.8배 차이가 났다.

학생 1인당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38.2%로 이 중 일반계 고등학교는 70%의 학생이 방과 후 학교에 참여했으며 EBS 교재는 일반계 고등학생 10명 중 5명(48.1%)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학 연수는 전체 초등학교 학생의 1.4%가,중학교 학생의 1.0%가,고등학교 학생의 0.4%가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이 부실 공교육 대체?

사교육비를 대느라 학부모의 등골은 휘지만 사교육의 불가피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교 학생과 학부모는 친구 사귀기,진학.학습 정보 획득,인성 함양 등에 동의했다.

특히 초등학교 학부모는 자녀가 사교육을 받은 뒤 친구를 사귀게 된 점을 성적 향상보다 높게 평가했다.

공교육 붕괴로 친구를 사귀려면 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있음을 보여준다.

고교 학생과 학부모는 시·도 교육청이 입시 정보를 제공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란 의견을 많이 냈다.

사교육을 받는 주된 원인으로 초.중학교 학부모는 '기업 채용시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을 꼽아 학벌 중심 문화가 개선돼야 사교육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