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제목의 남녀관계 지침서가 나올 정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탓에 커플이 돼 살 경우 충돌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커플의 재테크도 마찬가지여서 동상이몽(同牀異夢)일 경우가 많다.

'부자가 되겠다'는 같은 꿈을 꾸더라도 부자로 가는 길에 대해선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의 조사에 따르면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은퇴나 재무관련 위험에 대비한 준비가 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커플 재테크'를 위한 CNN머니의 주요 지침을 소개한다.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서로의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커플 재테크의 시작이다.

커플의 투명한 자산과 부채,수입과 지출을 토대로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한 재테크 플랜을 세워야 한다.

커플이 한 팀으로 문제를 헤쳐나갈 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특히 몰래 쓰는 빚이 있다면 솔직히 배우자에게 알려야 한다.

빚을 공개하는 데 타이밍은 필요없다.

단지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솔직하게 밝히고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꼼꼼한 사람에게 맡겨라

자금 관리는 한 사람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급여 통장은 각각의 이름으로 들어오게 하지만 저축이나 지출은 한 사람이 맡아야 계획적인 돈 관리를 할 수 있다.

각자의 수입과 지출을 따로 관리하면 편할 순 있지만 중복 지출과 비효율적인 투자 등으로 재테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권을 쥐고 있어야 가정 내 발언권이 생긴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낫다.

아내가 재테크 감각이 있다면 신혼 초부터 아내에게 월급통장을 넘겨주는 것이 풍요로운 노후에 대비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통장은 쪼개라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은 투자의 금과옥조다.

커플의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소득은 목적에 맞는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아파트 청약을 위한 주택청약예금과 내집 장만을 위한 최고의 목돈 마련 상품으로 꼽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 연말 정산을 위한 절세형 연금상품 등에 수입을 나눠 넣어야 한다.

급여통장도 쪼개는 게 바람직하다.

월급통장마다 은행들이 서로 다른 수수료 면제와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주말엔 머니 미팅을 하라

결혼은 현실이다.

커플 간 동의 아래 큰 틀의 재테크 계획을 세웠더라도 살다보면 생활비나 자녀의 육아·교육비 등 크고 작은 금전적인 문제가 계속 생긴다.

자금관리는 한 사람이 하더라도 둘이 지속적으로 돈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주말에 시간을 정해 정례적인 '머니 미팅'(money meeting)을 하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이다.

정례적으로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면 커플 재테크 실패를 줄이는 것은 물론 화목도 도모할 수 있다.

월별 또는 분기별 미팅을 정해 투자와 재산에 관련된 문제들을 평가하고 재조정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