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바람이 차고 지면은 딱딱하지만 그런 대로 골프를 할 만한 계절이 왔다.

2008년을 잊을 수 없는 해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려면 아마추어 골퍼라도 시즌에 앞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올 한 해 건강한 몸으로 즐겁게 골프를 하고,또 원하는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 더욱 그렇다.

겨울에 라운드했느냐 여부에 상관 없이 골퍼들이 시즌에 앞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 본다.

<1> '기본'을 점검하라

20세기 최고의 골퍼로 일컬어지는 잭 니클로스(68·미국)는 요즘에도 시즌 시작에 앞서 스승(짐 플릭)과 함께 '기본'을 점검한다.

그립,정렬,겨냥,스탠스,셋업,프리샷 루틴 등이 점검 대상이다.그 중에서도 그립과 정렬을 반복 점검한다.거의 반세기(48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니클로스가 그렇다면,아마추어 골퍼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골프에서 기본의 중요성을 모르는 골퍼는 없다.오랜 만에 다시 클럽을 잡는 골퍼라면 하루 날을 잡아 기본적인 것들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2> 클럽별 거리체크는 필수

새 시즌을 맞이했다는 것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6번 아이언으로 130m를 날렸으니 올해도 그만큼 나가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 될 수 있다.

잘 맞았는데 클럽 선택 잘못으로 거리 착오가 생긴 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2008시즌 첫 라운드에 앞서 드라이빙 레인지로 가 클럽별 거리를 체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몸을 충분히 푼 뒤 클럽별로 공을 10개 정도 쳐 보아 가장 멀리 나간 것과 짧게 나간 것을 제외한 6~7개의 평균치를 내 보라.그것을 그 클럽의 현재 거리로 보면 된다.

<3> 새 클럽은 시타해본뒤 장만하자

신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디자인·모양·기능 등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진 제품들이 '나를 봐 달라'는 듯 진열대에 올려져 있다.

클럽 메이커들은 저마다 '첨단 기술을 접목했기 때문에 거리와 방향성이 향상됐다'고 선전하지만,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새 클럽을 장만할 때는 반드시 시타해 보고,자신의 체형이나 스윙 타입에 맞는지 따져 본 뒤 사는 것이 후회 없는 길이다.

<4> 첫 라운드에선 욕심은 금물

겨우내 연습이나 연구를 하고,'전지 훈련'까지 갔다 온 골퍼일수록 자신감에 부풀어 있을 법하다.'내일 라운드에서 버디 3~4개를 잡는 것이 아닌가' '내일 베스트 스코어를 내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시즌 첫 라운드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잔디 상태·스윙·날씨 등 제반 여건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첫 라운드에서는 클럽별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구질은 변하지 않았는지,쇼트게임 감각은 살아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큰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5> '한 가지 목표'를 설정하라

홀인원이나 이글,베스트 스코어,'한자릿수 핸디캡' 진입 등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도 상관 없다.

그런 것들은 목표로 한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퍼트는 항상 홀을 지나치게 친다''라운드 전날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어프로치 샷을 할 때는 생각보다 한 클럽 길게 잡는다''헤드업을 최소화한다''인플레이 볼은 절대 터치하지 않는다' 등 한햇동안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목표 하나를 잡으라.그리고 그것에 1년 내내 집중하면 골프가 달라진다.

<6> 건강하게 골프하는 것이 최우선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고 하는 골프인데,골프 때문에 부상을 당한다면 큰일이다.스코어 향상,친목 도모,비즈니스,취미… 다 좋다.그러나 골프의 제1목적은 어디까지나 '건강+즐거움'이다.

특히 겨우내 골프에서 손을 뗐던 골퍼들은 다시 시작할 때 조심해야 한다.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움직이면 무리가 따를 수 있다.더욱이 골프 스윙은 한 방향으로의 운동 아닌가.클럽을 다시 잡기 전에,연습장이나 필드에 가기 전에 며칠 동안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준비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부상을 막는 길이다.

더 나아가 초봄에 화려한 부활을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몸 만들기'에 돌입하라.평소 몸을 잘 가꾸어 두면 스윙이 원활해지고,그것은 장타와 스코어 향상으로 이어진다.

<7> 동반자를 배려하는 여유를 갖자

지난해까지 골프가 자신만의 운동이나 스코어 향상을 위한 수단이었다면 올해는 생각을 넓게 해 보자.

매번 함께 플레이하는 동반자들을 좀 더 배려해 보는 것.그러면 골프가 더 여유 있어지고 골프를 보는 안목이 깊어진다.골프는 어차피 동반자와 함께 하는 스포츠다.

동반자를 배려하면 할수록 그것이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와 보답해 주는 것이 골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