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브릭스보다 더 좋은 '브람스+ K' 펀드
요즘 투자자를 대상으로 강의하다 보면 해외펀드에 대한 문의가 유난히 많다.

그 중에서 브릭스,친디아로 상징되는 이머징 마켓펀드와 동남아, 중동, 일부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프런티어 마켓펀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일반인들이 남보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선 앞으로 다가올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해외펀드는 21세기 들어 새로운 세계경제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가들의 공통적인 트렌드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브릭스, 친디아 등 21세기 성장국가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거시정책 기조가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하고 경제주체별 역학관계에서는 노조보다 기업과 증시를 중시할수록 성장률이 높다. 또 경제운영 원리로 정부의 간섭은 최소한에 그치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제주체들의 창의와 경쟁을 최대한 북돋우는 국가일수록 고성장군에 속한다.

인구 수가 많고 경제연령을 젊게 유지하는 국가일수록 성장률이 높다. 최근처럼 수요보다 공급이 압도하는 공급 과잉시대에 있어서는 한 나라의 성장은 시장 규모와 상품흡수 능력에 의해 좌우되고, 그런 요인은 1인당 소득보다 인구가 가장 큰 결정요인임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부존자원이 많은 국가도 성장세가 견실하다. 브릭스, 친디아에 이어 올 들어선 그동안 소외됐던 아프리카 국가들이 속속 성장군에 편입되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경제이기주의로 자원의 민족주의가 1970년대 이후 다시 고개를 들면서 부존자원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IT) 업종에 강점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성장세가 빠르다. IT업종의 특성상 네트워크를 깔수록 생산성이 증대되는 수확체증의 법칙에 따라 부존자원의 희소성을 메워줘 성장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조업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경기순환 사이클이 단기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21세기 성장트렌트를 놓고 볼 때 브릭스, 친디아는 중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처럼 펀드 보유기간이 평균 1년인 국가에서는 현재 글로벌 증시의 양대 악재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과 원자재 가격상승에 영향을 덜 받아야 일반인이 안심하게 펀드를 보유할 수 있고 중장기 펀드투자 문화를 앞당길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고 세계 최대의 원자재 수요국이다. 인도도 미국의 최대 인력 아웃소싱 국가이자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는 글로벌 증시의 양대 악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브릭스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 아프리카 일부 국가, 중동 산유국, 그리고 동남아 국가는 대미 경제의존도가 낮고 원자재 수요국이 아니라 공급국이다.

따라서 당분간 양대 악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선 이들 국가를 통칭하는 이머징과 프런티어 마켓의 혼합펀드인 '브람스(BRAMs, 표 참조)'가 브릭스, 친디아 등의 순수 이머징 마켓펀드보다 비교적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다.

덧붙인다면 오늘부터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MB노믹스'는 21세기 성장트렌드를 잘 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브람스에 한국을 포함한 '브람스+K' 펀드도 유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