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한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 부실 문제가 해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한 보증업계 2위 암박은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3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 접근을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자금조달 방안은 25일이나 26일께 최종 확정,발표될 전망이다.컨소시엄은 씨티그룹 UBS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와코비아 바클레이즈 소시에테제네랄 BNP파리바 드레스너방크 등 8개 은행으로 이뤄졌다.암박은 25억달러는 자본확충으로,나머지 5억달러는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암박이 자금조달에 성공하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벗어난다.암박이 현재의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할 경우 암박이 보증한 채권 5562억달러의 신용등급도 유지된다.채권발행자나 투자자 모두 추가 손실 없이 문제를 해결할 계기를 잡게 되는 셈이다.
암박의 자본조달이 성공할 경우 업계 1위인 MBIA와 4위인 FGIC에도 비슷한 모델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암박식 모델'이 다른 업체들에도 실현되면 모노라인 문제는 큰 충격 없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채권보증사들이 보증을 선 채권은 2조4000억달러 규모.만일 채권보증사들의 신용등급이 조정되면 이들 채권의 신용등급도 동반 하락한다.채권발행사와 투자자들 모두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채권이 편입된 펀드의 환매 사태가 발생하고 채권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와 금융시장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돼 왔다.그렇지만 자본확충이 이뤄지면 이런 우려가 사라져 금융시장 안정은 물론 증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암박식 모델'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띠느냐이다.뉴욕주 보험당국은 모노라인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회사분할 방식을 제시했다.상대적으로 우량한 지방채 보증 사업과 위험이 큰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구조화 채권) 부문을 분리해 지방채 보증 부문을 우선 살리겠다는 구상이다.FGIC는 이미 이런 모델에 따라 회사분할 방안을 만들어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암박과 MBIA도 내부적으로 회사분할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암박이 만일 회사를 분할한 뒤 지방채 보증 부문에만 자본을 확충할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이 경우 지방채 부문은 온전히 보전돼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줄어든다.그러나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 보증 부문의 부실은 계속된다.비록 채권보증업체 전체가 부실화되는 파장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암박이 과연 회사를 분할하지 않고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느냐와 회사를 분할한다고 해도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 보증 사업에도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느냐 여부가 모노라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느냐,아니면 '절반의 해결'로 그치느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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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모노라인(monoline):기업의 채권발행 때 지급보증을 서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채권보증회사.채권 발행사가 부도를 내더라도 채권 원금과 이자를 제때에 지급한다.미국의 MBIA나 암박은 자본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보증업체여서 모노라인이라 불린다.부동산과 같은 각종 재산이나 재해 등과 관련한 위험까지도 보증해주는 회사는 멀티플라인(multipleline)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