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띄워서 무선통신 중계 타워로 활용하면 어떨까.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기업 스페이스데이터는 미국 남부지역에 풍선 10개를 띄워 트럭기사들과 석유회사를 상대로 특화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풍선 1개가 기존 무선통신 중계 타워 40개의 몫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이 때문에 거주민 수는 적고 면적은 넓은 지역에 대규모 무선통신 시설을 투자하지 않고도 휴대폰이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 졌다.

지름 2m짜리 풍선에 구두상자만한 스티로폼 박스에 담긴 통신장비를 매달아 매일 띄운다.이 풍선이 지상에서 30㎞ 높이의 성층권에 도달해 24시간 정도 지나면 낮은 기압 때문에 자연스럽게 터진다.풍선이 터지면 자동으로 낙하산이 펴져 통신장비를 안전하게 지상에 내려 놓는다.

매일 해질녘 풍선에 수소 가스를 채워 올려보내야 한다.흔히 쓰이는 헬륨가스보다는 값이 저렴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다.풍선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띄워야 하기 때문에 스페이스데이터는 낙농업에 종사하는 농부들에게 풍선 1개를 올릴 때마다 50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일을 맡겼다.스페이스데이터의 최고경영자(CEO)인 제리 크노블라는 "낙농업 농부들은 24시간 365일 그들의 젖소에서 우유를 짜야 하는 탓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서 이들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둘러싼 논란거리도 있다.풍선이 비행기와 충돌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스페이스데이터 측은 전 세계적으로 1800개의 기상 풍선이 있지만 문제가 생기지 않고 있고 비행기는 일반적으로 무게 3.5㎏짜리 새와 충돌해도 견딜 수 있는데 자사의 풍선은 2.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늘에서 터진 풍선이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회사 측은 이와관련,당국으로부터 10여차례의 조사를 받았지만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스데이터의 아이디어가 인기를 모으면서 인터넷업체 구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선통신 사업을 강화하려는 구글이 스페이스데이터와 계약을 맺거나 아예 회사를 통째로 사버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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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활용한 무선통신 서비스

-기업:스페이스데이터

-서비스 지역:미국 텍사스,뉴멕시코,오클라호마,애리조나 등

-방식:매일 풍선 10개(지름 2m)를 30㎞ 높이의 상공에 띄움.

-서비스 반경;풍선 1개당 수천㎡

-풍선 체류시간;24시간

-비용:풍선 1개 제작비용(50달러),풍선에 붙이는 통신장비(1500달러),풍선 1개를 띄우는 인건비(50달러),통신장비 1개 회수비용(100달러)

-효과:풍선 1개가 기존 무선통신 중계 타워 40개를 대체, 주민 수가 적은 지역에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없어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