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5월 초부터 국내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전분과 전분당 제품이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옥수수를 원료로 만들어질 전망이다.옥수수의 주 공급처인 중국이 올 들어 옥수수 수출을 통제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GMO를 주로 생산하는 미국산 옥수수를 들여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전분과 전분당은 과자나 음료.빙과류 제조와 요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분당은 전분과 물엿 과당 포도당 등 옥수수를 재료로 만든 당류를 일컫는다.이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전분은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국수 라면 등의 제조단계에서 단맛을 부여하는 데 쓰인다.물엿은 일반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며 과당은 사이다와 주스 등 음료수,포도당은 껌과 통조림 제조시 단맛을 낼 때 쓴다.

◆GMO 옥수수로 만든 제품,5월부터 국내 생산

25일 한국전분당협회에 따르면 대상.CPK.삼양제넥스와 CJ제일제당 계열사인 신동방CP 등 협회 소속사 4곳은 최근 전분.전분당 원료용으로 GMO 옥수수 14만여t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오는 5월부터 본격 들여오기로 했다.GMO 옥수수 수입은 2000년대 초 국내 소비자 및 환경단체의 반발로 중단된 후 처음이다.국내 전분.전분당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4개사는 협회 차원의 공동구매를 통해 수입하고 있다.이들 업체는 작년 말 확보한 비(非)GMO 옥수수가 소진되고 GMO 옥수수가 입고되는 5월 이후부터 국내 시판되는 대부분의 전분과 전분당 제품에 GMO를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5월 이후부터 GMO로 만든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윤창균 한국전분당협회 홍보부장은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일반 옥수수를 사기 어렵게 된 데다 일반 옥수수는 가격이 폭등해 이보다 값싼 GMO 옥수수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최근 국내에 수입되는 GMO 옥수수 가격은 t당 330달러로 일반 옥수수에 비해 t당 100달러 싸다.

◆식품 안전엔 문제 없나

문제는 GMO 옥수수를 사용했을 때 전분당의 경우 고열.고압처리를 하는 가공과정 특성상 GMO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제과업계 관계자는 "만약 GMO 옥수수로 만든 식품에 문제가 있을 때 원산지 등을 파악해야 하는데 역추적이 거의 불가능해 GMO 성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GMO 콩은 연간 100만t 수입돼 전량 식용유 생산에 투입되고 있지만 지방을 만드는 과정에서 GMO 관련 단백질이 소멸되기 때문에 반발이 크지 않다.그러나 전분과 전분당에는 GMO 성분을 함유한 단백질이 잔존하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저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GMO의 안전성 여부는 서구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GMO 옥수수 수입은 파장을 예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GMO는 미국 등에서 과학적으로 무해한 것으로 결론내려져 사용이 날로 늘고 있는 상태다.A전분업체 관계자는 "수입되는 GMO 옥수수는 전량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철저한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GMO 재배를 허용하는 국가는 모두 23개국이며 수입만 허용하는 국가도 29개국이나 된다"고 밝혔다.

유재혁/장성호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