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화가 하종현씨(76)가 28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낸 하씨는 캔버스의 앞면이 아니라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독특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추상화단의 대표 작가.

'하종현,추상미술 반세기'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1959년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의 50년 화업을 돌아보는 회고전.

1970년대의 실험적인 설치 작품을 비롯해 용수철,나사 등을 활용한 평면 작업,신체와 감정의 통합을 시도한 '접합'시리즈 등 대작 40여점을 내놓는다.

인기작가 이우환 박서보 김창렬씨 등과 같은 시기에 활동한 하씨의 작품을 통해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조망해볼 수 있다.

그의 '접합'시리즈에는 색채뿐만 아니라 정신(이야기)과 물질로써의 물감이 녹아 있다.

마대(캔버스)와 물감,자신의 신체 동작을 통해 변화하는 관계를 표현한 것.

온화하면서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는 호연지기의 필법이 특징이다.

절묘한 '무기교의 기교'도 엿보인다.

근작에선 녹색을 강화하면서 마대 자체의 색을 부분적으로 드러내며 색채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옥경 가나아트 대표는 "하씨의 작품은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식의 작업"이라며 "독특한 추상화의 문화적 뿌리를 읽게 해준다"고 말했다.

하씨는 베니스비엔날레와 파리비엔날레,상파울루비엔날레 등의 국제전에 초대됐으며 한국미술협회장,홍익대 미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하씨는 2001년 홍익대에서 정년퇴임한 후 퇴직금으로 '하종현미술상'을 제정했다.

제6회 수상자로는 사진작가 김아타,제7회 수상자로는 설치작가 조숙진씨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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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