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을 중국 최고,아시아 최고 은행으로 만들겠습니다.저도 중국에서 제일가는 프라이빗뱅커(PB)가 될 겁니다."

지난해 우리은행 외국인 인턴사원으로 뽑혀 7주간 교육을 받은 뒤 최근 우리은행 중국법인에서 정식 직원으로 일하게 된 중국인 종웨이씨(26)는 25일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종씨는 외국인 인턴 중 우리은행에서 정식 채용한 첫 사례다.

베이징 토박이로 런민대(人民大)를 다니던 종씨는 한국이 좋아 2002년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고 한다."서울대 언어교육원에 등록한 뒤 당시 한빛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었는데 중국 은행과 달리 너무 친절했죠.이런 곳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어요"라며 종씨는 활짝 웃었다.종씨는 다음 달부터 우리은행 중국법인에 출근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외국인 인턴 사원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2010년까지 해외 점포망을 200개로 넓힌다는 '글로벌 1020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은 1기 외국인 인턴 10명 중 종씨를 채용한 데 이어 현재 2기 인턴 12명을 선발해 이 중 중국인 3명은 중국법인에서 근무시키고 있다.해외 진출에 필수적인 인재를 '외인 부대' 양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작전이다.중국만 해도 2010년까지 40개 점포망을 갖추기 위해 현재 186명인 직원을 800명까지 늘려야 한다.

황록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단장은 "해외 진출엔 현지 네트워크와 우수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3만5000명에 이르는 국내 거주 외국인 유학생을 인력풀로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외국인 유학생은 현지 사정에 밝을 뿐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도 익숙한 '지한파'들이어서 해외 진출 후 현지 영업에 핵심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해외 진출에 서두르고 있는 다른 국내 은행도 마찬가지다.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인도 등 15개국 40여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첫 인턴제를 시행했으며 기업은행도 인도네시아 몽골 베트남 등 5개국에서 각 1명을 선발해 인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