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5조원 선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채권 매수세가 2월 들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국내외 금리와 환율 차이를 이용해 작년 하반기부터 갑작스레 밀려들었던 외국인의 대량매수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렸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2월 중(22일 기준) 한국 채권을 1조52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작년 12월(5조80억원),올 1월(4조9780억원)의 순매수액이 5조원을 오르내렸던 점을 감안하며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절정에 달했던 작년 11월의 8조9160억원에 비해선 17%에 불과하다.외국인은 작년 7월부터 올 1월까지 7개월간 34조277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중금리 급락과 원화 약세 움직임으로 인해 재정거래 유인이 크게 감소한 점을 매수세 둔화의 배경으로 꼽았다.양진모 SK증권 채권애널리스트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예상보다 급격한 하락세로 5.0%에 근접해 향후 횡보국면이 예상되는 데다 원화가치도 강세 움직임을 벗어나고 있어 재정거래 여건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채권매수세 재개 여부에 대한 판단은 엇갈린다.양 애널리스트는 "재정거래를 불러온 이자율스와프와 통화스와프 간 차이인 스와프베이시스가 추가적으로 확대되기 힘든 상황이어서 외국인 매수세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할 경우 외국인 채권매수세 재개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