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절대권력자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쿠바의 새 국가원수인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이번 권력 승계가 49년간 미국의 뒷마당에서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해온 쿠바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라울이 던진 첫마디는 "피델의 혁명이념 계승"이었다.

라울은 선출 직후 행한 연설에서 "형 피델을 '혁명의 총지휘관'으로 모시는 조건으로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수락한다"며 중요한 문제는 피델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라울이 형보다 실용적인 경제관을 가졌다는 분석에 근거,쿠바가 중국식 경제모델을 받아들여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란 낙관론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말이었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이 기대를 내팽개치기엔 아직 이르다.반세기에 걸친 미국의 경제봉쇄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상대로 현재 노선의 고수만을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점진적이더라도 개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P통신 등 외신은 "쿠바 국민은 라울이 꽉 막힌 계획경제 체제의 숨통을 터 주는 경제개혁을 추진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울도 "어느 개인이나 국가도 그들이 갖고 있는 것 이상으로 쓸 수 없다"며 경제개혁에 의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라울이 언제,어떻게 쿠바 경제의 개혁 방안을 내놓을지 쿠바인들과 세계인들은 라울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