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많이 하고 올게요."

25일 아침,이명박 새 대통령은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 가회동 한옥마을의 '이웃사촌'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오전 9시30분께 김윤옥 여사와 함께 자택을 찾은 이 대통령은 동네 주민들과 차를 마시며 아쉬움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퇴임한 2006년부터 가회동에 살았으나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삼청동 당선인 관저에 기거해왔다.

자택을 나와 대문 밖에서 재동초등학교 학생들의 취임축하 바이올린 연주를 흐뭇한 표정으로 감상한 이 대통령 내외는 큰 길가를 따라 늘어서 있는 주민 300여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5년 후 꼭 성공해서 올게요. 서민을 위해 열심히 할게요"라고 가회동을 떠나는 5년간의 다짐을 전했다. 주민들도 태극기를 흔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하며 "역사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 달라" "끝까지 건강하라"고 화답했다.

주민들과 인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승용차에 올라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로 출발했다.

한편 이날 잠시 가회동 자택에 들른 이 대통령 내외는 뜻밖의 '길조'를 발견하고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당 경선기간에 부산의 한 여성 지지자가 보내준 난초에 꽃 세송이가 핀 것이다.

한 측근은 "새정부가 출범하는 날 발견한 만큼 이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길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