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달러 '日 정조준'…석유업체 인펙스 지분인수 협상
중국 자본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된다.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은 25일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아시아 지역 투자자금 중 절반인 약 100억달러를 일본시장에 투입키로 했다고 보도했다.또 중국 정부는 중국의 은행들에 일본 주식시장과 펀드 투자를 허용했다.

중국투자공사는 해외투자액 약 700억달러 중 3분의 1을 아시아 지역에 투자한다는 방침이어서 일본에 투입될 자금은 1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중국 신문은 전했다.

중국투자공사는 일본 투자를 통해 연 6%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일본 증시에도 자금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를 물색 중이다.

이와 관련,영국 더타임스는 중국투자공사가 일본 석유회사인 인펙스의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 희망 지분율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또 중국투자공사가 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에 대한 직접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중국의 은행들이 일본 금융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시중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은감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조치는 중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글로벌 자본시장에 대한 참여폭을 높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투자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다.

중국투자공사 러우지웨이 이사장은 최근 "중국 자금을 원치 않는 유럽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을 시사했었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중국 자본의 자국 금융회사 인수에 대한 우려감을 잇따라 표명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본 와타나베 요시미 금융상이 중국투자공사의 대일 투자 방침에 대해 "성장률이 낮은 일본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밝히는 등 일본 정부는 유럽과는 정반대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일본은 외국의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일본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데 깊은 우려를 갖고 있었으나 중국투자공사가 투자할 경우 이 같은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이 중국 자본의 일본 진출에 대해 '불투명한 자금 집행'을 이유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투자공사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중 2000억달러를 자본금으로 작년 9월 출범한 국부펀드다.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 30억달러,미국 모건스탠리에 50억달러 등을 잇따라 투자하며 '차이나 달러'의 파워를 상징하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블랙스톤 투자에 따른 손실이 급증하는 등 해외투자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중국투자공사는 이에 따라 외국 금융회사에 자금운용을 맡기고 투자도 금융시장 외에 친환경·에너지기술 보유 기업 및 자원개발 분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