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격의없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이명박 새 대통령은 취임식장에서도 파격을 연출했다.

취임식이 치러진 국회 입구에서 단상까지 200m를 걸어서 입장했다가 퇴장한 것이다. 덕분에 이전까지 대통령 취임식 먼 발치에서 신임 대통령을 봐야 했던 참석자들은 자신들 시야에 들어와 손을 흔드는 이 대통령 내외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예정에 없이 참석자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먼저 악수를 청했다. 연도에 도열해 있던 군 장병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했으며 이에 경호진과 행사관계자들은 몰려드는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시청 앞에서 치러진 환영행사에서도 시민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광화문 앞을 지나면서는 무게차 위로 몸을 내밀어 손을 흔들기도 했다.

특히 연설 막판에 일용직 노동자로 시작해 대통령까지 오른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이처럼 대한민국은 꿈을 꿀 수 있는 나라다. 가난해도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