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3세대 이동통신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한 조영주 KTF 사장은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선언했다.자석식 전화기 등장 이후 110년간 지속된 듣고 말하는 음성전화가 눈으로 즐기는 보는 전화로 바뀔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영상전화 혁명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불편하고 비싼데다 아직 필요성도 못 느낀다는 게 주된 이유다.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냐"다.하루 아침에 통화 문화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초고속인터넷처럼 빨라진 무선 네트워크의 핵심에 영상이 자리잡을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이후 KTF와 SK텔레콤은 다양한 영상 서비스를 선보였다.영상전화뿐만 아니라 영상편지,영상회의,영상상담,영상 교통정보까지 등장했다.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 영상 서비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음성통화하다 영상전화로

영상통화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화질이나 음질이 불만족스러운 데다 언제라도 불쑥불쑥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문화가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대답이 많다.이 같은 장애물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게 최근 SK텔레콤이 내놓은 'T 라이브 영상공유' 서비스다.음성통화를 하다 필요할 때 영상전화로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다.얼굴을 보여주기 곤란한 상황에서는 음성통화를 하고 얼굴을 봐도 좋을 때만 영상통화로 전환할 수 있다.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고 음성망이 아니라 데이터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영상전화보다 화질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안회균 SK텔레콤 로밍&데이터사업본부장은 "영상 서비스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는 단순 영상통화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며 "'T 라이브 영상공유'를 휴대폰에 저장한 콘텐츠까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눈으로 봐서 더 편리한 영상 서비스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보는 게 아직 익숙지도 않고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다.하지만 눈으로 보면 편리한 서비스는 분명 존재한다.이통사들은 영상의 효용성을 알리는 게 통화 문화를 바꾸는 첫걸음이라 생각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KTF가 최근 내놓은 '쇼(SHOW) CCTV 교통'은 93개 고속도로 영상과 127개의 서울시내 주요 도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생활형 서비스다.도로교통 상황을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어 편리하다.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하면 해당 구간에 있는 CCTV를 모두 자동으로 보여주는 기능까지 제공한다.SK텔레콤도 유사한 'T 라이브 교통정보'를 비롯,영어 선생님과 얼굴을 보여 회화 공부를 하는 '라이브 온 잉글리쉬'를 내놓았다.

'쇼 감성통화팩'은 영상 서비스에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서비스다.연인과의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저장해 앨범으로 만들 수도 있고 상대방의 음성을 분석해 기대,흥분 등 사랑지수를 비롯,진실도,스트레스까지 파악할 수 있다.이스라엘 첩보기관에서 사용하던 음성분석 기술을 영상통화에 접목했다.

이 밖에도 텍스트로 전송하던 문자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달하는 영상편지를 비롯,여러 명이 함께 통화할 수 있는 영상회의,가정이나 직장에 설치한 웹카메라 영상을 볼 수 있는 영상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이동원 KTF 전무는 "항상 귀로 듣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영상의 가치를 알리는 문화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음성으로 했던 모든 분야에 영상을 결합하고 광고를 접목해 통화요금도 낮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