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사건' 이후 사회적으로 허위학력 파문이 불거지자 여러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외국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들의 학력 조회를 실시해왔다.

그 결과 다수의 박사학위 교수들이 상당수 들어났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허위학력의 사실이 확인된 교수들은 여전히 강단을 지키며 신학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MBC 'PD수첩' 제작진은 이 문제에 대해 집중 취재에 나섰다.

취재결과 인천과 전북 등 일부 대학의 교수들 중 상당수가 허위학력의 소유자인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A대학은 2년제였던 A대학이 4년제로의 전환설이 제기되면서 재임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부 교수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이나 돈으로 카자흐스탄과 필리핀에 있는 대학의 박사 학위를 딴 사실이 알려졌다. 시 감사관에 따르면 그들은 "what is your hobby?“라는 초보적인 영어 대화조차 못하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내려진 시의 처분은 단지 ‘훈계’ 처분에 그쳤다.

취재진이 시청과 학교를 방문, 왜 해임할 수 없나 물었지만 공무원 징계 시효인 2년이 지나 교수직에서 물러나게 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해당 교수들은 자신들의 박사 학위를 고수할 의사를 내비쳤다. 결국 엉터리 박사 학위의 교수들은 별 제약 없이 앞으로도 학생들을 계속 가르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북에 있는 B대학의 건축학과 박 모 교수. 그는 같은 과의 동료교수로부터 박사 행세를 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박 모 교수는 국내 대학에서 석사까지 마친 후 이탈리아밀라노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그에게 수여된 학위는 ‘라우레아 (Laurea di Dottore)’.

이 학위는 이탈리아 사전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대학에서 전공과정을 마친 이에게 주어지는 학위로서 우리나라의 학사, 또는 석사 정도에 해당한다. 그런데 박 모 교수는 ‘라우레아 (Laurea di Dottore)’를 박사 학위로 둔갑시켜 교수 임용 과정에 제출했다. 게다가 그처럼 ‘라우레아 (Laurea di Dottore)’학위를 박사로 둔갑시켜 국내 대학의 건축학과 교수가 된 이탈리아 유학파들이 십여 명에 이른다고. 그들은 이탈리아 현지에서의 학제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전혀 다름을 들어 자신들의 학위가 이탈리아 구학제에서는 박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지 취재 결과, 밀라노 공대 건축학과와 문교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의 학위는 엄연히 건축학 석사졸업자에게 수여되는 학위라고.

국내에서 박사 학위로 둔갑한 이탈리아 건축학 석사들, 과연 그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러시아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던 교수와 강사들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져 음악계 및 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무죄판결을 받은 이들은 강남의 한 음악사설학원을 통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의 음대 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이들은 학기당 400~500만원의 돈을 주고 불과 몇 시간 분량의 레슨을 받거나 러시아 현지 대학에는 일주일 정도 방문한 후에 석, 박사 학위를 발급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들 중에 일부 유명 대학의 교수들도 상당 수. 게다가 그들은 러시아어를 하지 못해 논문까지 번역을 맡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재판부의 결과는 놀랍게도 무죄 판결! 학위 수여과정 및 학사관리가 허술하지만 해당 대학 총장이 직접 수여했다는 점에서 학위 자체는 허위가 아니라는 판결이었다. 이 같은 재판부의 무죄 판결은 학위 남발 대학으로 유명한 미국 괌에 있는 AIU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학교, 관계 당국, 재판부까지 그 어느 법망으로도 엉터리 박사들을 솎아낼 방법이 없는 현실 속에서, 학문적 양심을 저버린 교단 위의 엉터리 박사 교수들. 그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허술한 학위검증시스템을 이번 주 'PD수첩'에서 진단해본다.

한편, 같은날 방송되는 '시사집중 - 장관의 조건' 코너에는 이춘호 장관 내정자의 사퇴 후에 대해 집중 취재한다.

이춘호 장관 내정자의 사퇴, 하지만 취재결과 장관 내정자의 사퇴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2월 25일 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꾸려지지 못한 상태. 2월 26일 국무총리 인준 동의안 처리를 비롯해, 27일부터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고되어 있다. 하지만, 이 과정들이 순탄치만은 않다. 연이어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과 후보자들의 재산, 병역, 가족관계 등에 대해서 찬반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는 것. 결국 부동산 과다보유로 끊임없이 의혹과 문제가 제기되었던 이춘호 후보자는 24일 자진 사퇴했다.

새 정부는 이후 추가 사퇴는 없다고 말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계속해서 다른 후보들의 의혹들을 통해 문제제기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 측은 정당한 부의 축적마저 문제를 삼아서는 안 된다며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부자내각’,‘부동산 내각’이라는 부정적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 장관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PD수첩'은 이명박 정부의 첫 내각 구성을 둘러싼 각종 이슈들을 점검하고 이를 둘러싼 각 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의 엇갈리는 의견을 통해 안정적 내각 출범의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방송은 26일 저녁11시.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