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세탁기와 냉장고 등의 판매가격을 5∼10% 인상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이에 따라 다른 중국 가전업체들도 오는 5월께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얼의 가격 인상은 연초 지멘스의 3∼5% 인상을 시작으로 파나소닉 LG 보쉬 등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가전제품 판매가격을 잇따라 올린 데 이은 것이다.중국 전문가들은 농산물과 식료품 가격 급등에서 촉발된 중국 인플레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이얼은 가격 인상 배경으로 △인건비 상승 △고유가로 인한 물류비 상승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이와 관련,중국 최대 철강업체 바오산철강은 올 2분기에 철강제품 가격을 20%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12∼17%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종전의 4.5%에서 6.8%로 상향 조정했다.중국 물가는 지난해 4.8% 올라 1997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었다.이처럼 중국의 가격 인상이 농산물과 식료품에서 공산품으로 확산됨에 따라 중국발 물가상승이 전 세계 인플레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산 제품의 수출단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국 내 판매가격 인상이 수출가격 상승 속도를 가파르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