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1년 새 70% 이상 급등했다.

2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된 감자(대지) 경매가는 20㎏(상품) 4만7000원으로 1년 전 같은 날 2만7000원에 비해 74%나 뛰었고 2006년 같은 날에 비해선 무려 218%나 폭등했다.

매년 11월 출하돼 이듬해 4월까지 수요가 급증하는 대지형 감자는 작년 11월 시장에 풀린 후 월 평균 4만6000~5만원(20㎏ 상품 기준)의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이는 가락시장에서 거래가격이 기록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최고가다.

감자값이 치솟는 이유는 대지형 감자 주산지인 제주도 일대를 지난해 여름 태풍 나리가 강타하면서 밭작물 재배면적이 크게 유실됐기 때문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제주도 감자 재배면적은 2006년 3493㏊에서 작년 2510㏊로 30%가량 줄었다.

매년 8~9월 감자 파종시기에 태풍이 이 일대를 휩쓸면서 재배면적 감소가 출하 물량에도 악영향을 준 것.윤종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분석팀장은 "작년 감자 총 생산량은 56만t으로 2006년의 61만t에 비해 8%가량 줄었는데 출하 물량이 60만t을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올 4월 경상ㆍ전라ㆍ강원 등지에서 봄감자 물량이 추가로 출하되기 전까지 현 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자 수급불균형은 학교 급식을 하고 있는 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초ㆍ중ㆍ고등학교의 신학기가 시작되는 이달 말께부터는 급식 수요가 뒤따를 전망이어서 감자값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급식전문업체 아워홈의 이상현 마케팅팀장은 "이달 들어 밀가루ㆍ콩 등의 납품가는 1년 전에 비해 50% 정도 오른 데다 감자 납품가도 20%가량 상승했다"며 "원가 상승분을 학교 급식대에 반영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