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와 원자재값 급등으로 올해 국내 경제여건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서도 영업이익 1조원(본사기준)을 넘는 상장업체가 지난해 11개에서 올해 16개(금융지주사 제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수출지역이 다변화된 데다 원화 환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원화 가치 하락)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그룹 계열사 비약

26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1조클럽에 새로 가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업체는 LG전자 LG화학 ㈜LG 등 LG그룹 3개사와 SK에너지 한국전력 등 5개사다.

LG그룹의 경우 지난해 1조49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LG필립스LCD를 포함하면 4개 대형 상장사가 1조클럽에 가입하게 된다.LG그룹 관계자는 "LG전자는 가동률 50%에 불과하던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이 흑자로 돌아서고 신흥시장 개척의 성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LG화학은 중국시장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인 ㈜LG는 자회사의 실적개선과 임대수입,상표권 수수료 등으로 영업이익이 작년에 비해 40.7% 증가한 1조239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LG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는 대부분 경기에 따라 수익변동성이 컸지만 최근 수년간 그룹 전체적으로나 개별 기업 자체적으로 안정성이 많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그룹 경영진이 성장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SK에너지는 인천정유와의 합병효과 등으로 올해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실적부진으로 영업이익이 9013억원에 그쳤던 한국전력도 올해는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을 발판으로 2년 만에 1조클럽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영업이익 20% 증가 전망

올해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할 16개사 가운데 지난해 기업분할을 통해 새로 상장된 SK에너지를 제외한 15개사의 영업이익은 총 35조885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29조8012억원)보다 2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한국전력이 227.3%로 가장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LG필립스LCD,LG전자 등이 90%대로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또 현대중공업삼성전자도 각각 2조4322억원,7조54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증가율이 26~3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5% 감소했던 SK텔레콤은 수익성 높은 3G(3세대)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올해 12.3%가량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KT도 유무선 결합서비스 확대로 올해는 수익감소에서 벗어나는 등 통신업체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반면 국민은행,중소기업은행,외환은행 등은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금융부문을 제외하고 자동차 정보기술(IT) 조선 등 제조업종의 비즈니스 사이클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작년에 비해 환율이 높게 형성되면서 국내 기업의 이익은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위원은 "시장은 미국발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포트폴리오가 선진국 외에 중국 등 성장성 높은 국가로 다양화되고 있어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오 연구원은 또 "기업 이익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전체 주가가 조정을 받는 것은 투자자들이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주가는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