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감 느끼는 親朴계 달래기 해석

청와대가 26일 한승수 총리 인준동의안 표결과 관련, 정치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적극 나선 가운데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예방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청와대 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예우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가 왜 현직 여당 대표인 강재섭 대표가 아니라 박 전 대표를 만난 것인지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전 대표에게는 인사차 방문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이어 "당내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까..."라며 다소 의미심장한 짧은 한마디를 보탰다.

4ㆍ9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 등 다른 정당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각료 등 청와대 인선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음을 감안한 발언이다.예컨대 총리인준 및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친박계' 단속 성격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총선 공천심사 과정을 놓고 당내 친이(親李)계와 친박(親朴)계 인사들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직접 만나 당의 단합과 결속을 당부키 위한 의도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박 전 대표에 대한 배려 차원과 함께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화조짐을 미연에 막겠다는 우회적인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류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정치적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해서,그런 대통령의 마음을 전해드린다"며 "한나라당과 정부가 잘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권교체 효과가 분명히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제가 심부름을 할테니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