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에 공천을 신청한 통합민주당 호남 현역의원 30명 가운데 9명이 공천 심사 1단계에서 무조건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6일 호남 현역의원(염동연 의원은 불출마) 중 30%를 총선 1차 공천 심사단계에서 탈락시키기로 결정했다.

공심위의 이 같은 결정은 당의 텃밭인 호남지역부터 '현역 물갈이'를 단행해 공천 쇄신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하지만 해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여 심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박경철 공심위원은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공심위 3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호남 현역의원의 경우 의정활동을 평가해 30% 교체를 1차 단계에서 시행키로 했다"며 "다른 지역도 30% 교체를 목표치로 정하고 공천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심위는 △인지도 △의정 만족도 △재출마 지지도 △17대 총선 투표 성향 △정당 지지도 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토대로 현역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지수를 산출한 뒤 점수에 따라 의원을 A∼D등급으로 나눠 하위등급인 D등급에 해당하는 30%는 공천에서 배제할 방침이다.공심위는 전북의 경우 11명 중 3명을,광주·전남은 19명 중 6명을 1차 심사에서 걸러낼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1차로 호남 현역 30%를 교체키로 결정한 것은 파장이 클 수 있다"면서 "이는 17대 의정활동을 평가했을 때 최소한 이 정도 선에는 들어야 한다는 의미로,과락 기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공심위는 또 1차 심사에서 호남 현역 30%를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물갈이 폭을 더욱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해 호남의 경우 현역 교체 비율이 50% 안팎에 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위원은 "현역의원 30%가 (공천에서) 배제됐다고 해서 나머지 현역의원의 공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동일한 기준을 놓고 공천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게 공심위의 내부적 컨센서스"라며 "현역의원에 대해 1차로 30% 과락을 적용하지만 향후 물갈이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의 경우에도 30% 목표치를 세우고 있다"면서 "다만 (수도권의 경우) 30% 목표치를 두되 총선 구도와 후보자의 경쟁력을 감안해 논의의 여지를 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