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샤프의 합작이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은 한 마디로 ‘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협력관계가 당장 와해되지 않을 것이며 향후 LCD 패널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이므로 다른 파트너를 찾는데도 무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27일 오전 9시 5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3거래일간의 하락을 멈추고 보합세에 머물러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소니가 올해 부족한 TV용 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8-1-2라인(올 3분기 가동 예정)에서 구매 강화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10세대 라인이 될 8-2라인에서의 합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에는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보다는 대만의 패널업체들에 더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대만의 AUO와 CMO는 2위 패널 공급업체로 지위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 투자계획을 세웠지만, 이번 합작 건으로 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니는 올해 LCD 패널의 50% 가량을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나머지는 대만업체들 패널을 구매할 계획이었으나, 샤프라는 새로운 구매처가 등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작이 TV 생산업체들의 거래선 다변화라는 자연스런 욕구에 따른 것이며, 삼성전자와 소니가 언젠가는 결별할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당연한 흐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LCD 패널 수요 전망도 견조하다. 한화증권은 “브라운관 아날로그 TV에서 평판 디지털 TV로 전환기에 있는 올해 LCD 패널 수요는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며 “소니를 놓치더라도 삼성전자 TV 자체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으며, 다양한 신규 수요처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CD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지위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길게 봤을 때는 부정적이란 전망도 많다. 하나대투증권은 “단기적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부정적”이라며 “LCD TV 세트의 성장 포인트가 될 50/60인치대의 초대형 부문에서 소니가 우선적으로 샤프와 협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지존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과 사업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

동부증권도 “소니의 사프 투자는 일본 LCD 패널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며 “TV 사업은 브랜드와 마케팅이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에 향후 일본 업체들과 삼성전자, LG필립스LCD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