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 '혁신의 고수' 애플의 네 가지 가르침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인 검프는 '새우 잡이'로 돈을 벌어 '사과'에 투자해 떼돈을 번다. 이 사과가 바로 컴퓨터 회사 '애플'이다. 애플은 큰 회사는 아니다. '작지만 강한' 회사다. 항상 성공만 한 것도 아니다. 애플이 지나온 실패와 성공의 족적을 더듬어보면 애플이 왜 세계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꼽히는지 알 수 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혁신기업 사례로 가장 많이 등장한다. 위기의 기업들은 틈만 나면 애플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영자들의 단골 회의 주제도 '애플을 벤치마킹하자'다.

이 시대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이 된 애플의 성공신화는 변신과 혁신의지가 자양분이 됐다.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얼마 전 '애플과 혁신의 기술'을 표지 기사로 다루고 매킨토시 시리즈 이후 침체기를 겪다 아이팟(i-Pod)으로 재기에 성공한 애플의 경쟁력은 혁신을 이뤄내는 창의력에 있다고 소개했다.

검프가 투자해 시쳇말로 대박이 난 애플은 매킨토시,MP3 플레이어 아이팟,그리고 CEO에게 가장 영감을 준 발명품 1위로 꼽힌 휴대전화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혁신의 달인(master of innovation)' 애플사가 다른 기업들에 던져 주는 교훈은 모두 네 가지다.

첫째 남의 아이디어에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아이팟도 애플사의 외부 컨설턴트가 제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아이팟의 음악 파일은 소프트웨어 아이튠스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아이튠스 역시 회사 밖에서 아이디어를 사들여 와 성능을 개선한 것이다. 애플사의 경쟁력은 회사 안팎에서 제기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잘 버무려 누구나 선망하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재주에 있다.

둘째,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제품이 반드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아이팟이 최초의 MP3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음악 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 주목받는 이유도 최초이기 때문이 아니라 터치스크린 기술을 이용한 조작의 단순함 때문이다.

셋째, '미래의 소비자'까지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늘의 소비자'들의 반응을 무시할 수도 있어야 한다. 2001년 아이팟이 처음 출시됐을 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스티브 잡스 회장은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닌텐도 게임기 '위(Wii)'도 기존의 게이머뿐만 아니라 미래의 시장을 내다보고 개발해 대박을 터뜨렸다.

넷째는 현명하게 실패하기(fail wisely)다. 매킨토시는 리사,아이폰은 뮤직폰의 실패를 딛고 탄생됐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비난하지 말고 이를 참아내고 교훈을 얻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미국처럼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엄격한 파산법 때문"이라고 진단했다.한 때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잡스가 '구원투수'로 다시 복귀해 택한 방식은 과거를 버리고 혁신적 사고로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경쟁에서 이기는 '비방'(秘方)을 혁신,즉 'Innovation(이노베이션)'에서 찾은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요즘 기업들의 경영 시계는 온통 '미래경영'에 맞춰져 있다. 급속한 환경변화로 많은 기업들이 더 많은 위험과 기회에 노출되면서 혁신이 미래경영의 화두가 됐다. 글로벌 무한경쟁,정보와 지식사회의 확산,급속한 기술발전 등 모든 것들이 기업을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역사는 변화의 역사다. 따라서 탁월한 혁신 능력이야말로 무한 기업의 필수 조건이다. 애플처럼 자기 혁신을 해야 경쟁자를 물리치고 살 수 있다. 살아남는 것은 크고 강한 종(種)이 아니다. 변화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 기득권에 묻히기보다는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멈춰 있는 기술과 서비스는 얼마 가지 않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신세로 전락한다. 때문에 기술과 서비스는 끊임없이 전진해야만 한다.

혁신은 기술과 서비스를 앞으로 전진 하게 하는 '엔진'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인 사고,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바로 이 엔진의 추진력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