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프클럽 메이커들이 개발한 신제품 드라이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드라이버 시장은 신소재 및 기술 개발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본격적인 '디자인 경쟁'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만 해도 반달 모양에 이름만 바꿔 내놓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헤드의 형태를 변형하고 튀는 색상을 입히는 등 '포장'에 주력하는 추세다.

물론 일부 기능이 개선됐다.

지난해 사각형 및 삼각형 헤드 드라이버가 등장한데 이어 올해는 오각형 헤드의 드라이버까지 나왔다.

◆헤드 밑바닥이 튀어야 산다=드라이버 헤드 밑바닥인 솔(sole) 부분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신제품 중 솔이 밋밋하고 둥그런 모양으로 나온 드라이버는 하나도 없다.

캘러웨이의 사각형 드라이버인 'FT-i'의 솔은 자동차 보닛을 연상시킬 정도로 파격적이다.

파도처럼 굴곡이 심한 모습이다.

혼마 베레스 'MG 713'드라이버는 '사이클 선수'의 모자를 떠올리게 한다.

헤드 양 옆으로 3개의 홈이 나란히 파여 있다.

기가골프의 신제품 드라이버 솔은 중세시대 기사들이 쓰던 투구를 재현한 듯하다.

던롭 젝시오 드라이버는 영화에서 보는 우주선처럼 최첨단의 모양을 하고 있다.

솔에 변형을 주는 이유는 빗맞아도 거리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헤드의 변형을 통해 무게중심을 여러 곳에 분산배치,공이 빗맞더라도 거리 손실이 크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

2006년 '헤드 변형 드라이버의 시초'인 하이보어 드라이버를 출시,주목받았던 클리블랜드골프는 하이보어 세 번째 시리즈인 '하이보어 XLS'를 내면서 헤드 디자인의 변화로 스윗스팟을 17%나 확대했다.

헤드 밑바닥에 생긴 굴곡이나 홈으로 인해 어드레스 시 안정감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컬러로 경쟁한다=그동안 드라이버 헤드는 검정색이나 은색 등 은은한 단색이 주류를 이뤘다.

올해 출시된 드라이버는 '색상의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화려하다.

던롭 스릭슨 'ZR-700' 드라이버와 투어스테이지 'X-DRIVE' 드라이버는 짙은 빨간 선을 헤드에 삽입해 강렬한 이미지를 줬다.

S-야드 'TX-V'드라이버는 황금빛 색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다이와의 온오프 드라이버는 와인 색으로 감성을 자극하고 있고 나이키 'SQ스모 5900'은 노란색으로 화사하면서 밝은 느낌을 준다.

◆오각형 드라이버도 나왔다=지난해 사각헤드에 이어 삼각헤드 드라이버가 나왔으나 올해는 오각형 드라이버까지 등장했다.

미즈노 'JPX A25'드라이버는 사각형 헤드 뒷부분을 튀어나오게 만들어 오각형이 됐다.

헤드의 변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한국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이사는 "골프클럽시장은 그동안 우드,메탈,티타늄이라는 소재가 꾸준히 개발됐다.

그러나 이제는 신소재 개발이 벽에 부딪치면서 형태를 변형시키는 파격적 디자인이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