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유럽 와인의 명성이 지구 온난화로 20년 내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와인 양조 컨설턴트인 리처드 스마트 박사는 27일 발간된 칠레 와인 전문지 '벤디미아'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는 와인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포도의 맛을 좌우하는 햇볕과 기온,강우량이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조금만 달라져도 곧바로 와인의 품질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박사는 이어 "유럽의 전통적 와인 산지들이 기후변화 현상에 적응하긴 힘들 것"이라며 "결국 유럽 와인은 품질 저하로 명성을 잃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특히 세계 최고의 와인 산지로 알려진 프랑스 보르도를 예로 들면서 "보르도에선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품종이 유명하지만 20년이 지나면 그곳 기후가 더 이상 이들 품종 재배에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그는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고 칠레와 호주 뉴질랜드 등 남반구에 위치한 와인 산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