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 바란다] '실용인사'에 여론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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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 계명대 교수·정치학 >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했지만,이명박호(號)는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총리 인준이 연기되고,장관 인사청문회가 난항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노무현호에 혼자 타고 있는 형국이 돼 첫 번째 각의를 전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장관들과 하게 됐다.인사는 만사라고 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암초를 만난 꼴이다.
각료 임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사원칙 때문이다.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내세우던 인사원칙으로,경제 살리기에 기여할 수 있고 능력이 있으면 과거 경력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하지만 정치에는 상대가 있고,대통령은 국민과 국회,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정치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각료 임명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세간의 '고소영'이나 '강부자'라는 호사가들이 지어낸 신조어가 이 대통령의 인재풀을 비꼬고 있지만,세상의 어느 대통령도 자신이 잘 모르거나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내각을 꾸리지는 않는다.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하버드 마피아라고 불리는 자신의 대학 친구들로 주요 포스트를 채웠고,동생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카터 대통령에게는 조지아 마피아가 있었고,클린턴 대통령 시절에는 아칸소 마피아가 주요 직위를 차지했었다.지금의 부시 대통령도 텍사스 군단을 중용(重用)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들을 요직에 등용하고자 하는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은 미국의 경우와 다른 점이 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을 기용했던 것이 코드인사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그 당시 비난의 요체는 코드인사에 있던 것이 아니고,국가 경영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구(舊) 운동권 인사들을 코드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주요 요직에 앉힐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지금 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비난은 사실 '고소영'이나 '강부자'가 아니라,능력이 있다고 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들을 등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흑묘백묘론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한편 야당은 정치 공세를 중단하고 대통령의 각료 임명권을 존중해야 한다.인사청문회 제도를 가장 처음 도입한 미국에서도,인준을 요하는 대통령 임명의 행정부 관리를 인준 거부한 적은 역사상 10여 차례에 불과하다.지난 라이스 국무장관 인준에도 많은 반대의 목소리들이 있었고 역대 국무장관 지명자 중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았다고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13표에 지나지 않았다.그것은 미국 의회가 대통령의 각료 임명권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행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준 거부가 드문 것은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FBI,국세청,윤리위 등에서는 사전(事前)에 엄중하게 검증을 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후보자는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다.그리고 용케 검증을 피해갔더라도 청문회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스스로 사퇴한다.클린턴의 베어드 법무장관 임명자가 불법이민자를 가사 도우미로 고용했던 것이 밝혀져 청문회 도중 물러난 것이 좋은 예다.이명박 대통령은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청문회 통과가 어려운 후보는 스스로 물러나는 용단을 보여줘야 한다.또 대통령이 꼭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굳이 법적으로 청문회를 꼭 거치지 않아도 되는 백악관 직책에 임명하는 미국의 예를 따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했지만,이명박호(號)는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총리 인준이 연기되고,장관 인사청문회가 난항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노무현호에 혼자 타고 있는 형국이 돼 첫 번째 각의를 전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장관들과 하게 됐다.인사는 만사라고 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암초를 만난 꼴이다.
각료 임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사원칙 때문이다.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내세우던 인사원칙으로,경제 살리기에 기여할 수 있고 능력이 있으면 과거 경력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하지만 정치에는 상대가 있고,대통령은 국민과 국회,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정치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각료 임명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세간의 '고소영'이나 '강부자'라는 호사가들이 지어낸 신조어가 이 대통령의 인재풀을 비꼬고 있지만,세상의 어느 대통령도 자신이 잘 모르거나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내각을 꾸리지는 않는다.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하버드 마피아라고 불리는 자신의 대학 친구들로 주요 포스트를 채웠고,동생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기도 했다.카터 대통령에게는 조지아 마피아가 있었고,클린턴 대통령 시절에는 아칸소 마피아가 주요 직위를 차지했었다.지금의 부시 대통령도 텍사스 군단을 중용(重用)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들을 요직에 등용하고자 하는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은 미국의 경우와 다른 점이 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을 기용했던 것이 코드인사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그 당시 비난의 요체는 코드인사에 있던 것이 아니고,국가 경영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구(舊) 운동권 인사들을 코드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주요 요직에 앉힐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지금 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비난은 사실 '고소영'이나 '강부자'가 아니라,능력이 있다고 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들을 등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흑묘백묘론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한편 야당은 정치 공세를 중단하고 대통령의 각료 임명권을 존중해야 한다.인사청문회 제도를 가장 처음 도입한 미국에서도,인준을 요하는 대통령 임명의 행정부 관리를 인준 거부한 적은 역사상 10여 차례에 불과하다.지난 라이스 국무장관 인준에도 많은 반대의 목소리들이 있었고 역대 국무장관 지명자 중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았다고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13표에 지나지 않았다.그것은 미국 의회가 대통령의 각료 임명권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행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준 거부가 드문 것은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FBI,국세청,윤리위 등에서는 사전(事前)에 엄중하게 검증을 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후보자는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다.그리고 용케 검증을 피해갔더라도 청문회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스스로 사퇴한다.클린턴의 베어드 법무장관 임명자가 불법이민자를 가사 도우미로 고용했던 것이 밝혀져 청문회 도중 물러난 것이 좋은 예다.이명박 대통령은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청문회 통과가 어려운 후보는 스스로 물러나는 용단을 보여줘야 한다.또 대통령이 꼭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굳이 법적으로 청문회를 꼭 거치지 않아도 되는 백악관 직책에 임명하는 미국의 예를 따르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