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태안반도 사람들의 생활터전이 갯벌이듯 우리는 LCD에 전부를 걸었습니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결별로 지역 협력업체들과 납품업체들이 입을 피해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됩니다."(충남 아산의 A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사장)

"삼성과 소니가 합작한 1,2라인 설비 조성 때 납품해 총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양사의 합작 결렬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성이 급격히 저하되는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A사 정모 사장)

삼성전자에서 40,50인치(7,8세대) TV용 LCD패널을 공급받아온 소니가 차세대 제품인 60인치 패널 공급원을 삼성 대신 일본 샤프로 옮기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7일 충남 아산과 천안 일대에 입주해 있는 120여개 LCD 부품 및 장비업체들은 향후 사태를 전망하는 등 '결별충격'에 휩싸였다.

"양사 간 결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한마디로 엄청나다","향후 10세대 패널라인 설립에 투자될 4조원 이상의 돈이 일본으로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피해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등 장비,편광필름,백라이트 유닛,유리생산업체들의 반응은 위기일색이다.

업체들은 투자 저하,매출 저하,고용효과 저하 등 3저(低)현상을 우려했다.

우선 이번 합작 파기로 향후 10세대 LCD에 투자될 5조원이 날아가게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중 1조원 규모가 부품 장비 투자에 들어가는 만큼 지역업체들에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합작이 지속될 경우 직접 고용효과 2000명,협력업체 고용 3000명 등 5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지만 이 역시 모두 사라지게 됐다며 충남도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올해 도내에 입주할 예정이던 25개 업체의 투자계획도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1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하려는 삼성LCD 단지조성사업이 변경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은 2010년까지 탕정 1단지 227만5000㎡에 모두 20조원을 투자,세계 최대의 LCD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1단지 남쪽 211만2000㎡ 부지에도 2015년까지 3개의 라인을 더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충남도의 산업단지 조성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는 천안 아산 홍성 등 북부지역에 5개 단지(1084만㎡)의 디스플레이 생산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산업단지를 개발 중이다.

특히 천안3단지(165만7000㎡),아산 인주1지방공단(161만6000㎡),아산테크노밸리(298만6000㎡),아산 탕정TC 1단지(246만7000㎡),탕정TC 2단지(211만4000㎡) 등은 디스플레이산업 집적화단지로 예정돼 있어 입주기업을 제대로 유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대표는 "삼성이 오히려 내수확장을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변수가 워낙 많아 소니-샤프의 LCD 동맹 여파에 지역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