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확연한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사상 처음 유로당 1.5달러를 넘어서는 등 달러화 가치 약세(환율 상승)가 가속화하고 있다.

2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ㆍ달러 환율은 한때 유로당 1.510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미국 달러화가 유로당 1.5달러대로 진입한 것은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전날에도 달러 환율은 유로당 1.4985달러로 올라 지난해 11월23일에 기록한 유로당 1.4967달러를 갈아치웠다.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세를 보였다.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달러당 장중 106.40엔으로 1.65엔 떨어졌다.미국 달러화 가치는 이 밖에 캐나다 달러,뉴질랜드 달러,브라질 헤알화 등 다른 주요 통화들에 대해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작년 주택가격이 20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 하원 보고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도 달러화 가치 급락세를 부추겼다.

한편 달러화 약세 여파로 이날 원화 환율은 급락(원화가치 강세)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6원30전 떨어진 9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6일(940원10전) 이후 최저치이며 하락폭 기준으로는 작년 10월31일(6원30전)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박성완/주용석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