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6월 첫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판매를 앞두고 대대적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착수했다.현대차는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 중고차 보증프로그램을 전격 도입한 데 이어 이르면 3월부터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제네시스 시승회를 폭넓게 마련,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서병기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서 "현대차 품질이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서 부회장은 "하지만 현대차 구매 경험자의 경우 50% 이상이 다시 현대차를 사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이는 도요타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현대차에 대한 일반의 잘못된 선입견을 없애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신종운 현대차 부사장은 이와 관련,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중고차 보증 프로그램을 이미 미국 시장에 도입한 상태라고 소개했다.이 프로그램은 현대차 고객이 보유차를 팔 때 현지 딜러점에서 차량 상태를 점검한 뒤 보증하는 것으로 신차와 비교한 중고차 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문제를 풀기 위한 조치다.

현재 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가격(2005년모델 기준)은 신차 판매가의 75% 안팎으로, 줄잡아 90% 수준인 도요타 등 일본차에 비해 크게 낮다.현대차는 신차에 대해서는 10년.10만마일 보증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현대차는 아울러 본격 판매 3개월 전인 다음 달 중에 제네시스 시승차를 미국 시장에 내보내기로 했다.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40대 이상의 잠재 고객층에게 가급적 많은 시승 기회를 제공,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또 기존 딜러망을 통해 제네시스를 판매하지만 인테리어 등을 고급화한 별도 코너를 두기로 했다.현대차는 이와 함께 제네시스가 미국에 상륙하는 6월께 중국과 중동시장에서도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미 품질평가기관인 JD파워 창립자인 제임스 데이브 파워3세는 이날 컨퍼런스 기조 연설을 통해 "현대차가 품질 개선을 위한 진실한 노력을 펼쳐 세계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어 냈다"며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사전트 JD파워 부사장도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 10여년간의 노력과 성과를 보면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첫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가 첫걸음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그는 다만 △경쟁 차량과 차별화된 스타일 △최고의 인테리어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과감한 투자 △벤츠.렉서스와 같은 기술적 리더십 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거세게 불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기술에 대한 적극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