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日 틈새서 이해득실 계산중

한국과 일본 전자 업체들 사이에 전운이 감돌면서 대만 업체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이나 일본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만 업체들이 한ㆍ일 전자전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은 기본적으로 한국 업체들에 위협적인 존재다.세계 LCD패널 시장에서 각각 3,4위를 차지하고 있는 AUO와 CMO 모두 1,2위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를 뛰어 넘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한·일 간의 전자전이 더욱 격화된다면 대만 업체들은 어부지리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실제 AUO는 2009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7.5세대와 8세대 공장의 설립을 추진하면서 삼성과 관계가 소원해진 소니에 합작을 제의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CD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이렇다 할 TV 메이커가 없는 대만 LCD 업체들은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물량을 자국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내부 시장이 없는 것이 최대 고민"이라며 "이들이 일본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면 한국은 외톨이 신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대만 업체들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많다.하이닉스와 대만 프로모스의 제휴가 좋은 사례다.LPL도 최근 대만 LCD패널 업체인 한스타의 지분을 사들이고,암트란 등 TV업체와 제휴를 추진하는 등 대만 업체들의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