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연 마친 뉴욕필 지휘자 로린 마젤

"북한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생애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

평양 공연을 마치고 27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전용기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로린 마젤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음악의 언어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본 것은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25일 본 공연에서 앵콜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할 때 청중 상당수가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그들이 감동했다는 데 대해 우리도 감동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앞서 뉴욕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실내악을 협연했다.뉴욕필과 조선국립교향악단에서 4명씩 모두 8명으로 구성된 '북미 협연단'은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와 미국 어린이들이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작곡한 '조용함' 등 2곡을 연주했다.'조용함'은 뉴욕필 단원인 존 디크로부터 음악 레슨을 받고 있는 방글라데시계 미국 소녀 사라 타스밀라(12)가 북한 어린이들에게 주는 선물로 작곡한 곡이다.

로린 마젤은 이어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직접 지휘하는 이벤트를 연출했다.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서곡과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관현악서곡 연주법 등을 지휘하면서 여러 차례 연주를 중단시키면서 "전체적으로 음이 너무 높은 편" "스타카토를 작게 연주하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지적하고 지도하기도 했다.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일정을 마친 뉴욕필은 오후 1시55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국으로 향했다.공항에는 송석환 북한 문화성 부상 겸 조선예술교류협회장과 김종식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김연규 조선국립교향악단 단장이 환송했다.

뉴욕필은 28일 오후 1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에그먼트 서곡' 등을 들려주고 신예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박신영 기자/연합뉴스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