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됐던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58)가 해외 망명 17개월 만인 28일 낮 귀국했다.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탁신 전 총리는 귀국 직후 방콕 국제공항에서 체포됐으며,현재 최고재판소에 보석을 신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탁신은 2006년 9월 발생한 쿠데타로 총리 자리에서 쫓겨난 뒤 해외에서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해왔다.그러나 그를 지지하는 정당인 '국민의 힘'당(PPP)이 작년 '12·23 총선'에서 승리하자 '귀한 몸'이 되어 귀국길에 올랐다.이날 공항에는 4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나와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탁신은 귀국에 앞서 홍콩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태국에 민주주의가 돌아와 귀국을 결심했다.나는 태국의 사법제도를 신뢰하고 있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그는 향후 거취와 관련,"정치에는 관계하지 않고 회장을 맡고 있는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시티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인 탁신은 뛰어난 사업 수완을 현실 정치에 접목해 태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와 독선적인 통치 스타일로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탁신은 1980년대 컴퓨터 회사인 '친(Shin)'을 창업,태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키웠다.그는 1998년 '타이 락 타이'(TRT) 정당을 세워 2001년 총리직에 오른 뒤 2005년 재집권에 성공했다.'최고경영자(CEO) 총리'로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2006년 1월 회사 주식을 싱가포르 국영기업에 19억달러에 팔아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 국민의 분노를 샀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