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시사한 버냉키‥달러가치 연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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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발언 여파로 미 달러 가치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위안화 스위스프랑 호주달러 등의 통화에 대해 줄줄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달러의 추락은 공급 부족과 투기 세력 가세로 가뜩이나 상승세인 원자재 가격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유가는 한때 배럴당 102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을 높였다.세계 경제가 '달러 우울증'(Greenback Blues)에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그린백은 미 달러를 표현하는 말이다.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몰락이 세계 경제를 우울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달러 추락시킨 '버냉키의 입'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5137달러로 전날에 비해 1.7센트(1.14%) 상승했다.전날 심리적 저항선인 1.5달러 선이 깨진 뒤 하루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달러가치는 하락)를 경신한 것이다.아담 휴이슨 INO닷컴 사장은 "유로.달러 환율은 다음 심리적 지지선인 1.5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06.46엔까지 하락,2년반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달러 약세로 중국 위안화 가치는 급등했다.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1209위안으로 고시했다.사상 최고치다.
이날 달러 하락은 버냉키 의장의 입에서 촉발됐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경기하강 위험이 여전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버냉키 의장은 또 달러약세로 인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결제수단을 다른 통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설사 그렇게 한다해도 미국 경제에 이렇다할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선 "미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속 물가상승)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경제상황이 2001년 기술주 버블때 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반면 유럽은 미국과 엇갈린 금리 행보를 보여 달러 낙폭을 키웠다.유럽중앙은행(ECB)의 악셀 웨버 정책위원은 "유럽의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혀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요동치는 국제 원자재 가격
달러가치 하락은 원자재 시장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원유 금 등 실물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금값은 27일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온스당 967.70달러까지 상승,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26일 밤 전자거래에서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102.08달러까지 치솟았다.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하로 늘어난 유동성이 소비나 투자 대신 실물자산에 대한 투기로 흐르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약달러는 '공공의 적'
약달러는 세계 경제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유럽은 유로화 강세로 수출 단가가 오르면서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다.유로존의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는 42억유로 적자를 기록했다.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는 탓에 달러 가치 하락으로 소득이 줄어들었다며 원유 증산에 소극적이다.
약달러로 웃는 곳은 '미국뿐'이다.달러가치 하락이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주기 때문이다.실제로 미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폭은 7116억달러를 기록,200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27일(현지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위안화 스위스프랑 호주달러 등의 통화에 대해 줄줄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달러의 추락은 공급 부족과 투기 세력 가세로 가뜩이나 상승세인 원자재 가격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유가는 한때 배럴당 102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을 높였다.세계 경제가 '달러 우울증'(Greenback Blues)에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그린백은 미 달러를 표현하는 말이다.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몰락이 세계 경제를 우울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달러 추락시킨 '버냉키의 입'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5137달러로 전날에 비해 1.7센트(1.14%) 상승했다.전날 심리적 저항선인 1.5달러 선이 깨진 뒤 하루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달러가치는 하락)를 경신한 것이다.아담 휴이슨 INO닷컴 사장은 "유로.달러 환율은 다음 심리적 지지선인 1.5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06.46엔까지 하락,2년반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달러 약세로 중국 위안화 가치는 급등했다.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1209위안으로 고시했다.사상 최고치다.
이날 달러 하락은 버냉키 의장의 입에서 촉발됐다. 버냉키 의장은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경기하강 위험이 여전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버냉키 의장은 또 달러약세로 인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결제수단을 다른 통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설사 그렇게 한다해도 미국 경제에 이렇다할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선 "미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속 물가상승)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경제상황이 2001년 기술주 버블때 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반면 유럽은 미국과 엇갈린 금리 행보를 보여 달러 낙폭을 키웠다.유럽중앙은행(ECB)의 악셀 웨버 정책위원은 "유럽의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혀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요동치는 국제 원자재 가격
달러가치 하락은 원자재 시장에 후폭풍을 몰고 왔다.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원유 금 등 실물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금값은 27일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온스당 967.70달러까지 상승,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26일 밤 전자거래에서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102.08달러까지 치솟았다.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하로 늘어난 유동성이 소비나 투자 대신 실물자산에 대한 투기로 흐르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약달러는 '공공의 적'
약달러는 세계 경제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유럽은 유로화 강세로 수출 단가가 오르면서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다.유로존의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는 42억유로 적자를 기록했다.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는 탓에 달러 가치 하락으로 소득이 줄어들었다며 원유 증산에 소극적이다.
약달러로 웃는 곳은 '미국뿐'이다.달러가치 하락이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주기 때문이다.실제로 미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폭은 7116억달러를 기록,200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