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9일부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다.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이 공포와 동시에 시행되지만 금융위원장 선임이 늦어지고 그 결과 금융감독원장까지 공석으로 남게 돼서다.금융감독 행정의 공백이 우려된다.

28일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이 29일 국회를 통과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위원장 인선은 아직 오리무중이다.청와대는 금융시장의 안정과 규제 개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다행히 금융위 설치법 부칙은 금융위원장,부위원장,위원 임명을 1개월 내에 하도록 규정했다.현 김용덕 금감위원장과 이승우 부위원장,김용환 상임위원 등은 별도의 임명 절차 없이 1개월간 금융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장은 29일부터 곧바로 공석이 된다.금융위 설치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홍영만 금감위 홍보관리관은 "새로운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과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며 "금융위원장이 선임될 때까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금감원 관계자는 "수석 부원장이 금감원장 업무를 대행할 수 있지만 현행 정관상 대행 근거가 없어 업무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청와대가 금융위원장 인선을 미루면 자칫 1개월간 금감원장이 공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날 금감원장의 결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미리 결재를 받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신용 위기와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금융시장에 위험 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금융 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며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임명을 서둘러 감독행정의 공백을 메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김석동 재경부 차관,하영구 씨티은행장,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금감원장에는 이우철 금감원 부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