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특검에 소환된 28일 삼성그룹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지난 14일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이 전격 소환되면서 특검수사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막상 이 전무까지 소환되자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룹 관계자는 "우리도 어제(27일) 밤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이 전무의 소환 소식을 알았다"면서 "그룹 수뇌부가 줄소환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이 전무가 소환된 이후 특검 수사가 과연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그룹 내부에서는 '이러다가 이건희 회장까지 소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이 회장까지 소환될 경우 그룹 전체에 미칠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동요도 문제지만 이 전무에 이어 이 회장까지 소환될 경우 삼성의 대외 이미지는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외 주요 거래선들의 동요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특검 수사 이후 삼성의 경영 차질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26일 LCD패널 사업의 든든한 파트너였던 일본 소니가 차세대 패널 사업을 샤프와 합작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